경북 유일 ‘조례 미제정’ 오명 씻는다… “전통시장과 제로섬 아닌 상생으로 파이 키울 것”4년 표류한 ‘경주 골목형상점가’, 초선 의원 결단에 마침내 빛 본다조영화팀장 “의회와 한뜻으로 상권 활력 견인”으로 결과 만들겠다.2022년 8월 입법예고 이후 석연치 않은 이유로 자취를 감췄던 경주시 ‘골목형상점가’ 조례가 마침내 긴 잠에서 깨어났다.그동안 경주시는 19개 전통시장 상인회 등 지역 내 굵직한 상권 단체들의 눈치를 보며 조례 제정을 미뤄왔다. 행정과 9대 시의회마저 암묵적으로 이를 방관하는 사이, 벼랑 끝에 내몰린 동네 골목 식당과 영세 점포들은 온누리상품권 가맹점 등록조차 하지 못해 타 지자체 상인들보다 불리한 조건에서 생존 경쟁을 벌여야 했다.침묵을 깬 것은 이번 9대 시의회에 첫발을 내디딘 손윤희 시의원이다. 손 의원은 표심과 직결된 기존 단체의 눈치를 보는 대신, 골목상권의 붕괴를 막고 오직 시민의 이익을 대변하겠다는 의정 철학을 바탕으로 이번 10월 회기에 조례안을 전격 발의했다. 기득권의 카르텔과 행정의 무관심 속에 표류하던 현안을 초선 의원의 뚝심으로 정면 돌파한 셈이다.■ “경북 시 단위 유일한 조례 미제정 오명… 지금이 골든타임”손윤희 의원은 본지와의 특별 인터뷰에서 “현재 경북도 내 22개 시·군 중 17곳이 제정을 완료했고, 10개 시 단위 지자체 중 경주만이 유일하게 조례가 없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손 의원은 “경주는 황리단길이나 대형 전통시장이 상권을 대표하고 있지만, 성건동·동천동·용강동·노서동 등 주민 일상과 밀착된 골목상권은 제도적 지원의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주가 전국 최초로 ‘글로벌 관광특구 육성사업’에 선정되어 국비를 확보한 만큼,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고물가·고금리로 위축된 소상공인들에게 온누리상품권 가맹과 정부 공모사업의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번 조례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경주 맞춤형 지정 기준’이다. 조례안은 골목형상점가 지정 기준을 ‘2000㎡ 이내 점포 20개 이상’으로 대폭 완화했다. 손 의원은 “중소벤처기업부의 인구소멸지역 및 지방도시 완화 지침을 적극 반영했다”며 “수도권 기준인 30개 이상 밀집도를 적용하면 경주의 읍·면·동 단위 상권은 모두 탈락한다. 20개 기준은 넓은 면적에 점포가 흩어져 있는 경주의 상권 현실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라고 밝혔다.■ “전통시장 지원금 쪼개기 아냐… 상권 전체 파이 키우는 상생”그동안 조례 제정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던 ‘전통시장과의 갈등’ 우려에 대해 손 의원은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그는 “이는 지원을 나누는 제로섬(Zero-sum) 게임이 아니라, 지역 전체 상권의 파이를 키우는 상생의 길”이라며 “기존 전통시장 예산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국·도비 공모사업과 중기부 예산 채널을 ‘골목상권’ 영역까지 추가로 확보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또한 기존 상인 단체와의 주도권 갈등 가능성에 대해서도 “골목형상점가는 기존 단체의 손이 미치지 못했던 동네 골목에 ‘실질적 소상공인 자치 조직’을 세우는 작업”이라며 “기존 연합회와 정기 간담회를 열어 구역 중복을 막고, 경주시가 중간 조정자 역할을 충실히 하도록 제도를 설계했다”고 덧붙였다.■ 다가오는 2027년 중기부 사업… 행정부도 “의회와 한뜻으로 육성”손 의원은 이번 조례 제정이 단순히 현재의 위기를 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포석임을 분명히 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정책 방향이 2027년부터 ‘유망 골목상권 발굴 및 지역 브랜드화’로 고도화되는 만큼, 경주시가 선제적으로 1·2호 골목형상점가를 지정해 활성화 데이터를 쌓아야 국비 공모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그는 “3~5년 뒤에는 관광객들이 황리단길을 거쳐 동천동, 성건동 골목으로 자연스럽게 유입돼 밤거리 문화를 즐기고, 시민들은 동네 상가에서 온누리상품권을 쓰며 지역 경제가 분수처럼 솟구치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그간 소극적 태도로 일관해 온 경주시 집행부도 입장을 선회하며 화답했다. 경주시 경제정책과 조영화팀장은 본지와의 취재에서 “과거 조례가 지연되었던 구체적인 배경을 떠나, 타 지자체들이 모두 조례를 발의한 현 상황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있다”며 “이번만큼은 행정과 의회가 한뜻으로 조례를 제정 했으며, 골목상권 육성을 통해 시민들의 자율적인 경제 활동이 활력을 얻을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것이며, 전통시장 육성에도 더 많은 고민을 하겠다”고 전했다.특정 단체의 입김에 휘둘려 다수의 영세 소상공인이 희생되던 ‘기울어진 운동장’이 마침내 바로잡힐 기회를 맞았다. 소신 있는 초선 의원의 용기가 지역 경제의 핏줄인 골목상권에 어떤 활력을 불어넣을지, 경주시민들의 시선이 손윤희의원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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