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야심 차게 내놓은 스마트 관광 플랫폼 ‘경주로ON’이 100억 원의 예산을 삼키고도 제 기능을 못하는 가운데, 추가로 투입된 20억 원의 고도화 예산마저 방만하게 집행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사업 초기부터 내부의 우려가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전문성이 결여된 퇴직 간부 산하 기관에 운영을 떠넘기면서 예산 낭비를 자초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추가 취재 결과, 경주시는 ‘경주로ON’의 기능 개선을 명목으로 2023년 12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총 20억 원의 고도화 사업 예산을 편성했다. 하지만 `261016_경주시 스마트 관광도시 조성사업 고도화 사업 예산 자료에 따르면, 전체 예산 20억 원 중 실제 `플랫폼 유지 및 고도화`에 쓰인 비용은 5억 2,500만 원에 불과했다. 반면, 인건비(보수 및 기간제근로자등보수) 명목으로만 무려 2억 1,500만 원이 지출됐다. 또한, 관내외 출장비에 1,600만 원, 사업추진비(회의비)에 1,400만 원이 편성되는 등 회의와 출장에만 3,000만 원의 혈세가 쓰였다. 추가 20억원을 들이고도 앱의 성능 향상은 체감되지 않고 여전히 ‘웹 전단지’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 정작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예산 집행이 이루어진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운영 주체의 전문성 부재다. 시는 당초 이 사업을 기획할 때부터 민간 대형 플랫폼과의 경쟁력 부족을 우려하는 내부의 목소리가 컸음에도 이는 반영이 되지 않았으며, 플랫폼 전담 인력조차 없는 경주스마트미디어센터에 운영 관리를 맡겼다. 당시 해당 센터장은 경주시 퇴직 국장 출신으로, 막대한 예산이 비전문적인 산하기관에 투입된 것을 두고 전형적인 ‘제 식구 챙기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현재 센터 내 직원들은 앱 개발 및 관리 능력이 부족해 단순 이벤트 안내 외에는 실질적인 고도화 작업을 전혀 수행하지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는 실정이다.온라인 플랫폼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자산 관리도 낙제점이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황리단길 생활문화센터에 설치한 미디어파사드형 영상 LED 장비 역시 관리 업체의 부실한 대처와 무관심 속에 한동안 서비스가 중단되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했다.이뿐 아니라 수백억 원대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사업이 이처럼 철저히 망가진 데에는 경주시의 안일한 탁상행정과 부실한 관리·감독이 자리하고 있다. 10월 열린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조차 깡통 앱으로 전락한 ‘경주로ON’의 예산 집행 내역과 시민사회의 목소리에 시의원들마저 눈감아 버린 것에 대해 시민들이 크게 분노하고 있다.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현미경 검증하고, 혈세를 허공에 날린 관련 부서와 위탁 기관의 책임자를 엄중히 문책해야 할 중차대한 시기에 이를 관망해 버린 경주시의회 역시 집행부의 무능을 방조한 `동조자`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시민의 대의기관으로서 막대한 혈세가 증발한 사태를 낱낱이 파헤치고 감시해야 할 본연의 책무를 스스로 저버린 명백한 직무유기다. 시정을 견제하고 엄중히 꾸짖어야 할 의회마저 침묵으로 일관하자, 지역 사회에서는 `행정과 의회의 무책임이 빚어낸 합작 참사`라는 탄식마저 쏟아지고 있다. 팍팍한 살림살이 속에서도 꼬박꼬박 세금을 납부해 온 경주시민들은 분노를 넘어 깊은 허탈감을 토로했다. 피 같은 세금이 어떻게 쓰였는지 투명하게 밝히라는 시민들의 정당한 요구를 외면한 경주시의회는, 지금이라도 뼈를 깎는 반성과 함께 전면적인 자체 진상 조사 등 강도 높은 후속 조치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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