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APEC 경주 정상회의 성공 개최 이후, 경주시가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관광 르네상스’를 맞이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한동안 뜸했던 대형 버스들이 다시 도심 곳곳을 누비며 단체 관광객을 쏟아내고 있고, 무엇보다 골목상권마다 다국어가 자연스럽게 흘러넘치는 등 경주의 표정이 한층 밝고 역동적으로 변모 하고 있어 상인들의 얼굴에는 웃음 꽃이 피고 있다. 상인들중에는 일부 올 초 치러진 선거 여파로 주요 경제·문화 축제가 10월 등 하반기로 집중된 기저효과를 꼽기도 한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APEC 이후 경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지역 경제 전반에 거대한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는 사실은 지역 사회 모두가 공감하는 분명한 현실임에는 부정하지 않는다.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한국관광데이터랩의 통계는 이러한 경주의 달라진 위상을 명확한 수치로 증명하고 있다. 올해초부터 9월까지 경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총 116만 2,36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APEC 정상회의 유치 가시권에 있던 2024년 동기(86만 6,750명)와 비교할 때 불과 2년 사이에 34.1%(29만 5,613명)나 급증한 수치다.가장 고무적인 부분은 외국인 관광객 국적의 다변화다. 방문객을 국적별로 살펴보면 중국 17.6%, 대만 8.6%, 미국 6.9%, 일본 5.5%, 필리핀 4.5%, 홍콩 3.8%, 인도네시아 3.7%, 베트남 3.7%, 러시아 3.6%, 프랑스 3.2%, 독일 3.2%, 태국 2.6%, 싱가포르 2.6% 순으로 나타났다. 과거 특정 국가에 크게 의존했던 불안정한 구조에서 벗어나, 10%를 넘는 국가가 드물 정도로 전 세계 다양한 문화권의 관광객들이 고르게 경주를 찾고 있는 것이다. 국립경주박물관역시 인산인해 이며 외국인 관광객들이 예전과 다르게 늘었다는 관계자들이 증언하고 있다. 또한 이곳을 찾는 외국인들 역시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이러한 외국인 관광객의 폭발적 증가는 지역 경제의 모세혈관인 골목상권으로 스며들며 실질적인 낙수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동안 황리단길에만 집중됐던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른바 ‘실속형 로컬 관광’ 트렌드와 맞물려 인근 황촌과 금리단길, 그리고 최근 상권 회복세가 뚜렷한 봉황로 상점가 등 도심권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평일에도 이들 골목상권의 로컬 식당과 숙박시설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마주치는 것은 이제 경주의 긍정적인 일상이 되었다. 도심 상권의 부활 조짐에 대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올리브영 등이 경주 핵심 상권에 팝업스토어를 여는 등 국내외 관광객을 겨냥한 마케팅 거점으로 경주를 주목하고 있다. 도심권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관광거점인 보문관광단지 내 숙박시설 외국인 이용객 역시 2024년 1월~8월 기준 3만 9,699명에서 올해 같은 기간 5만 6,216명으로 껑충 뛰며 지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지역 주민과 상인들은 이러한 변화를 두 팔 벌려 환영하고 있다. 늘어난 관광객 차량으로 인해 주말이면 다소간의 주차난이나 교통 혼잡이 발생하고 있지만, 시민들은 이를 ‘지역 경제가 살아나는 긍정적인 신호’이자 ‘활기찬 도시의 맥박’으로 받아들이며 대승적 차원에서 손님맞이에 정성을 다하고 있다. 상인들 역시 스마트폰 번역 앱을 활용해 외국인 손님과 소통하려 애쓰고, 메뉴 사진을 내거는 등 자생적인 수용 태세 개선에 힘을 쏟으며 경주 경제 부활의 호기를 놓치지 않으려 세심한 배려까지 아끼지 않고 있다.경주시 행정 역시 많은 준비를 통해 경주의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민들과 상인들이 보여주는 긍정적인 에너지와 자발적인 노력과 함께 경주시의 콜라보 행정이 더해지면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시점이다. 하지만 이면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2010년대부터 현재까지 일관되게 지적하는 가장 큰 불편 사항은 50% 이상을 차지하는 ‘언어 소통’ 문제다. 과거 20%를 웃돌던 안내 표지판에 대한 불편이 10% 이하로 떨어진 것은 고무적이나, 여전히 대중교통 이용 안내나 로컬 식당의 다국어 메뉴판 등 디테일한 소프트웨어 측면의 번역 지원은 크게 모자란 실정이라 이런 부분에 있어 경주시 행정의 도움이 절실하다.외국인 관광객 116만 명 시대, 경주가 일회성 방문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글로벌 관광도시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시 당국의 세밀한 행정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영세 상인들을 위한 표준화된 다국어 메뉴판 보급 사업, 주요 대중교통 노선의 다국어 안내 시스템 고도화 등 관광객의 피부에 닿는 실질적인 인프라 개선이 시급하며, 골목상권을 살리겠다는 시민들의 성숙한 환대 의식에 경주시의 선제적이고 디테일한 관광 행정이 더해질 때, 경주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역사문화 관광도시로 비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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