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TV 이상한]  나의 ‘맨발 걷기’의 시작은 이랬다. ‘세상에! 맨발로 비위생적으로 위험하게 걷다니, 저 사람은 기인이거나 특별한 사람이야!’라며 은근히 특별하지 않은 나를 흐뭇하게 여겼다.대한민국에 자동차의 보급이 본격적이던 어느 해, 난생처음 중고차를 구입한 사람이 있었다.어느 날 친구가 그 차를 동승하게 되었다. 그런데 운전석에 앉은 모습이 특이해서 물었다. “왜 그렇게 시트를 바짝 앞으로 당겨서 운전하는 거야? 불편하지 않아?”그러자 차 주인이 “이 차는 원래 그랬는데!”라고 말했다.다행히 그 후에 그 친구가 시트 조종법을 알려줘서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었다고 한다. 마이카 시대 초라 가능한 해프닝이지만 고정관념을 깨트리는 것은 계기가 필요하다.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학생 평가 1위로 선정된 켈리 맥고니걸(Kelly McGonigal) 교수가 TED에서 ‘스트레스 과학’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1998년에 미국 성인 3만 명을 대상으로 ‘스트레스가 건강에 해가 된다고 믿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결과는 놀라웠다. 건강이 해가 된다고 믿는 사람들의 사망률이 크게 올라갔다. 오히려 스트레스가 해롭다는 ‘믿음’이 결합할 때 사람들의 사망률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 때문에 건강에 해롭다’라는 생각을 뒤집는 연구 결과였다. 필자가 전하는 ‘맨발 걷기’에 관한 글은 일반적인 효과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기에 각자 특수한 상황과 개인의 환경적 차이까지 모두 아우를 수는 없다.개인적으로 나에게 맨발 걷기는 관념을 한번 뒤집는 모티브이자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각과 감각을 찾는 출발점이라고 말한다.바야흐로 맨발 걷기 붐을 넘어 곳곳에서 열풍, 광풍이 일어나고 있다. 이곳 경주시에도 황성공원, 경북 천년 숲 정원, 석탈해왕릉, 수도산, 남산 일대, 엑스포공원, 명활산성, 감포 바닷가를 비롯하여 학교 운동장에서 맨발로 걷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사실 맨발 걷기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맨발학교 권택환 교수와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박동창 박사의 저변확대 이전에도 텔레비전에 맨발 걷기로 질병을 치유한 사례들이 있는 것을 보면 그렇다. 효과에 대한 이론적 토대는 없었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산야(山野)에서 몸소 체득하고 심신의 건강을 회복된 사례들이 요사이 주목받고 있다. “내가 더 멀리 보았다면 이는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이 글은 1676년 아이작 뉴턴이 로버트 훅에게 보낸 편지에 있는 내용이다.‘맨발 걷기’는 새롭게 등장한 이론이 아니다. 단지, 오랫동안 산야에서 병마를 이겨내고 심신을 단련시키고 놀라운 변화를 경험한 거인들이 있었기 때문에 세상에 빛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한번은 맨발학교를 만든 대구교육대학교 권택환 교수를 만날 천금 같은 기회가 생겼다.학과 사무실에 무작정 전화를 걸었다. 권 교수는 현재 휴식년을 가지고 있는데 마침 학교에 볼일이 있어서 머무르던 때에 전화 연결이 된 것이다.서로 시간을 맞춰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그날은 5無학교로 널리 알려진 맨발학교 교장으로 있는 권택환 교수의 강연이 있는 날이기도 했다. ‘5無’란 건물, 교재, 시험, 시간표가 없다는 말이다. 자율적으로 커뮤니티에 맨발 걷기하고 있는 사진 한 컷을 올리면 그만이다.강연 전 1시간 정도 시간이 있어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이런저런 질문을 드리니 맨발 걷기의 효과와 인문학에 대해서 말했다. 단순한 치유가 아닌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서 말 하시는데, 첫 대면임에도 불구하고 소탈함이 묻어났다.“맨발 걷기 하는 사람은 겸손합니다.” “왜 그런가요?”“자연의 선물, 햇빛과 공기와 물, 꽃과 나무, 향기, 그리고 흙을 공짜로 받지 않습니까?”“그렇죠!”“공짜로 받았으니까 맨발 걷기에 대한 것도 공짜로 나눠주는 것이죠!” 권택환 교수와 대화하며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자연의 선물, 조물주가 거저 베풀어 준 혜택을 누리지만 당연한 듯 살아온 삶에 대한 반성이었다.그리고 또 이런 말을 덧붙였다.“맨발 걷기하는 사람은 애국자입니다.”“그건 또 무슨 말씀인가요?”“맨발로 걸으면 자잘한 질병이 호전되고 좋아집니다. 우리나라 의료재정도 넉넉지 않은데 잔병이 치료되니까 정말 의료지원이 절실한 분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게 하는 것! 이것도 애국 아니겠습니까?”라고 하셨다.1시간 동안의 담소를 나누고 나니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따뜻한 마음으로 운전대를 잡고 돌아왔던 기억이 생생하다.발의 의지와 전혀 상관없이 어두운 신발 속에서 축축함에 익숙해져 있던 자기 발이 햇빛과 바람과 꽃향기와 발효된 흙 내음에 감탄하는 소리가 들린다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딱딱한 땅 부드러운 땅 정도로 여기던 길이 맨발로 걷는 순간 수십 가지 감각이 살아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주마간산(走馬看山)처럼 스쳐 지나가던 사물이 어느 시점에 훅하고 오감으로 빨려 들어온다. ‘아! 이곳이 이렇게 아름다웠나?’라고 생각하는 순간, 연한 풀빛, 하늘거리는 바람의 숨결, 찌르레기 소리, 간간이 멀리서 들리는 까마귀의 소리마저 오케스트라처럼 스며든다. 마치 이것이 거대한 정원을 소유한 대부호의 마음이랄까? 바쁜 일상에서 잃어버렸던 소중한 것들을 하나하나 되찾아 가는 즐거움을 누리는 시작점이다.지금부터 맨발로 걸어보자!습관TV 이상한드림 {본 칼럼은 본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음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댓글0
로그인후 이용가능합니다.
0 / 300
등록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복구할 수 없습니다을 통해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 추천순
  • 최신순
  • 과거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