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대식 행복황촌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장]  22년 9월, 25만 명 선이 붕괴된 이후 경주의 인구는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 경주는 이미 인구소멸 위험 도시로 분류되어 있고,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비율도 전국 평균을 크게 상회하고 있어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경주의 경제를 지탱하던 자동차 부품산업은 크게 위축되었고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역의 숙박과 외식산업 등의 관광 관련 산업의 침체도 가속화되었다. 미래 자동차 분야와 SMR 국가 산단 같은 걸 유치했다고 떠들썩하게 홍보하지만 정작 시민들의 삶은 점점 더 팍팍하게만 느껴진다.21년 경주의 도시재생사업이 본격화된 이후 침체되어 있던 원도심의 빈집들을 활용한 숙박업소들이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하였고 마을의 골목상권들이 조금씩 살아나자 주민들이 주도하는 마을기업이 만들어졌다. 주민들은 마을기업을 통해 공동체 비즈니스로 ‘마을호텔’이란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였다. 하나의 건물에 수직적인 개념으로 객실과 부대시설이 조성되어있는 기존의 호텔이 아닌 주민들이 운영하는 숙소가 마을 곳곳에 수평적 개념으로 연결되어있는 누워있는 호텔을 운영해서 원도심 마을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해보자는 아이디어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주민들이 주도하는 마을 공동체 비즈니스는 당장 눈앞에 보이지 않는 경주의 미래산업 유치 같은 거시적 성과보다 훨씬 즉각적인 경제 유발효과를 발생시켜 당장 골목 경제의 활성화를 이끌어 낸다.경주역 동편의 행복황촌에서 선도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마을호텔’ 비즈니스는 이미 빈 집이 숙소로 활용되고 주변의 식당과 카페의 매출이 상승하면서 연쇄적으로 골목의 빈 점포들이 새로운 창업자들에 의해서 활성화되는 소기의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이렇게 주민들이 함께 지역에서 만들어내고 있는 마을 공동체 비즈니스는 인구감소로 도시의 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경주시의 입장에서는 큰 예산의 투자 없이도 성과를 창출해 낼 수 있는 훌륭한 대안 모델이 될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마을호텔’ 비즈니스는 최근 경주시 행정의 지나친 규제와 소극적 대처로 인해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경주시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침을 근거로 도시재생 구역 내에서의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의 신규 창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대부분 40년이 훌쩍 넘은 도시재생 구역 내의 주택들이 노후・불량 건축물로 분류되고 있어 숙박업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이다. 그러나 ‘단순히 건축 연도만 오래되었다고 노후・불량 주택으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 뿐 아니라 안전 검사 후 별 이상이 없을 경우 리모델링을 통해 민박업을 창업할 수 있도록 적극 행정을 펼치고 있는 다른 지자체의 사례에 비추어 볼 때 이는 지나친 규제로 볼 수밖에 없다. 서민경제의 활력을 불어넣고 인구소멸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는 ‘마을호텔’ 공동체 비즈니스가 지나친 행정규제로 한 발짝도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경주의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마을 단위의 주민들이 공동체를 만들고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노력에 행정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을 통해 성공적인 사례로 만들 수 있다면, 침체가 가속화되어 가는 원도심의 상권회복과 인구감소로 인한 마을 공동체의 파괴를 막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는 있지 않을까 하는 실낱같은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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