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가족을 위해 땀 흘리다 떠난 부모의 마지막 길, 남아있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라며 매달 아껴 넣었던 보험금이 정작 필요한 순간 지급 거절되거나 형편없이 깎여 지급되는 상황을 맞닥뜨릴 때일 것이다. 유족들은 "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니 당연히 사망보험금이 나올 줄 알았다"고 통곡하지만, 보험사의 대답은 냉정하게 대응한다. 약관에 적힌 `사망의 종류`가 다르다는 이유에서 이다.많은 보험 가입자들은 `사망보험`이라 하면 사람이 숨졌을 때 조건 없이 지급되는 돈으로 오인한다. 그러나 보험 계약서와 약관의 세계에서 사망은 결코 하나가 아니다. 크게 일반사망, 질병사망, 재해사망, 상해사망의 네 가지로 엄격히 구분된다. 이 구분을 정확히 알지 못하면 십수 년간 꼬박꼬박 납입한 보험료가 허공으로 날아가는 심각한 피해보상을 겪게 된다.우선 생명보험에서 주로 다루는 일반사망은 사망의 원인을 따지지 않고 가입자가 사망하면 약정된 보험금을 지급하는 가장 넓은 개념이다. 질병이든, 사고든, 심지어 가입 후 일정 기간(보통 2년)이 지난 후의 자살까지도 보장한다. 반면 질병사망은 암, 뇌졸중, 급성심근경색, 장기 부전 등 신체 내부의 질환으로 숨졌을 때만 지급된다.문제는 재해사망과 상해사망을 둘러싼 혼선과 분쟁일 것이다. 생명보험의 `재해사망`은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를 뜻하며, 감염병 예방법상의 일부 전염병까지 포함하는 다소 넓은 범위이다. 반면 손해보험의 `상해사망`은 법적으로 `급격성, 우연성, 외래성`이라는 세 가지 요건을 동시에 엄격하게 충족해야만 인정된다.,예를 들어, 연세 드신 어르신이 빙판길에 넘어져 뼈가 부러진 뒤 병원에 입원해 계시다 병원균 감염이나 지병 악화로 돌아가셨다고 가정해 본다면, 유족은 당연히 `사고로 인한 사망(상해/재해)`으로 생각하지만, 보험사는 지병(질병)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라며 질병사망 기준을 적용하거나 지급을 거절하기 일쑤이다. 의사가 작성한 검안서나 사망진단서에 `병사`로 표시되거나 `원인 불상`으로 기록될 경우, 상해사망 보험금을 청구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법적·행정적 분쟁에 휩싸이게 된다. 상해·재해 사망 특약은 보통 일반사망에 비해 보장 금액이 크기 때문에, 지급 기준을 둘러싼 보험사와 가입자 간의 갈등은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다.가입자 중 나이가 있는 어르신들이나 바쁜 일상을 사는 이웃들은 과거 지인의 권유나 단편적인 전화 설명만 듣고 보험에 가입한 경우가 많다. "사망 시 1억 원 지급"이라는 문구만 믿었지, 그것이 `상해사망`에 한정된 것인지, `일반사망`을 포함하는지 따져보지 않은 것이다. 만약 상해사망 특약만 가입되어 있다면, 갑작스러운 암이나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을 때 단 한 푼의 사망보험금도 받지 못한다.보험은 남겨진 가족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망이자 따뜻한 사랑의 증표여야 한다. 그러나 약관의 허점을 알지 못해 발생하는 피해는 온전히 유족의 몫으로 남는다. 지금 당장 장롱 속에 넣어두었던 보험 증권을 꺼내어 보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내가 가입한 사망 보장이 어떤 범주에 속해 있는지, 만약의 사태에 우리 가족이 실질적인 보장을 받을 수 있는 구조인지 반드시 전문가를 통해 점검하고 보완해야 한다. 억울한 눈물이 우리 가족들에게 그리고 지역 공동체 안에서 되풀이되지 않도록, 오늘 내 가족의 보험을 꼼꼼히 살피는 지혜가 필요한 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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