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요수재`와 조선시대 정원 `종오정`이 위치한 경주시 손곡동 일대가 맹독성 폐기물 불법 매립으로 신음하고 있다. 최대 5만 톤으로 추정되는 폐기물에서 발생한 검은 침출수가 실개천을 타고 흐르면서 하천 생태계와 문화유산 주변 환경이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행정에서 조치 중이다.경주환경운동연합 등 시민사회와 인근 주민들은 경주시의 `늑장 대응`을 강하게 질타하고 있다. 지난 5월 최초 신고가 있었음에도 두 달여간 적극적인 오염 차단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NGO단체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경주시 관계자는 “민원 발생후 즉각적인 대응을 조치 했고 현장 확인절차 가운데 토지 소유자 측과의 연락 등 토양 수질검사에 따른 시간적인 요소가 필요했으며, 위법 사항 확인이 지연되었다”고 해명했다.이번 사태의 이면에는 개발업자, 시공자 등 위법 행위 관련자들의 폐기물 매립 사안을 두고 사법적인 책임을 회피하려는 `핑퐁 게임`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해당 부지의 토지 임대인과 실제 개발업자가 달라, 양측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어 행정청이 갈피를 잡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해당 부지는 토지주 등 관련 업체가 리조트 및 캠핑장을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마을과 동떨어진 대로변에 위치해 주민들은 단순한 토지 매립 및 개발 공사로만 생각했고, 오히려 인근 마을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반겼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개발의 이면에는 끔찍한 불법 폐기물 매립이 숨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더욱 심각한 문제는 매립된 폐기물의 정체와 출처이다. 현재 관련 전문가들과 경주시의 표면적 판단에 따르면, 해당 폐기물은 오폐수 슬러지와 제강 슬러지가 섞인 `무기성 하수오니`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수오니는 수분 함량이 높아 단기간에 치명적인 침출수를 발생시킨다. 이미 하천에서는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검출된 상태이다.특히 이 폐기물이 타 지역에서 유입되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인근 덤프차량 업계 관계자들의 취재에 따르면 매립된 양과 폐기물의 질을 볼 때 김해 등 경남과 인접한 타 지역에서 흘러 들어왔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언양 댈향 폐기물 매립으로 울주군의 형태를 봐도 김해 지역 공장 등에서 발생한 폐기물이 울주군 등 중소도시에 대량으로 불법 매립되어 현재까지 조사가 진행 중인 사례가 이를 뒷받침 하고 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주시의 행정력만으로는 사태 해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발생한 서면 불법 매립 사태와 유사하게, 얽히고설킨 이해관계와 타 지역 연계망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강제 수사권이 필수적인 요소이다. 환경 관련 전문가들은 경주시가 자체 조사에 머물 것이 아니라 즉각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만약 행정 처분과 원상복구 명령이 책임 소재 불분명으로 실효성을 거두지 못한다면, 오염 확산을 막고 부지를 복구하는 데 막대한 경주시 예산(혈세)이 투입되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없을것이고, 경주시는 불법 행위자들에 대한 철저한 고발 조치와 더불어, 경찰과의 공조를 통해 원정 투기의 배후를 명명백백히 밝혀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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