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수출부서의 경주 도심권 이전 문제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12일 열린 2026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관련 논의가 재점화되면서, 1년 넘게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는 이전 절차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지 지역 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이번 국정감사에서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TX 경주역이나 경주 시내에 사무공간을 마련하려던 한수원의 논의 진행 상황과 동경주 지역 상생사업 추진 현황을 짚었다. 이에 김회천 한수원 사장은 “지역 주민 간 합의가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며 “주민과 소통을 활발히 하겠다”는 원론적이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현재 한수원은 본사 사무공간 부족(400명 이상 증원)과 수출 업무의 특수성을 이유로 도심권 이전을 추진해 왔다. 해외 바이어들의 접근성과 업무 효율성을 고려할 때 KTX 역세권이나 도심 인근 사무 공간 확보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감정가 약 1,200억 원 규모의 옛 경주대학교 캠퍼스 부지가 유력한 후보지로 선거때 마다 그리고 지난 몇 년전부터 수면에 떠올랐다. 지난해 9월 문무대왕면발전협의회 대의원 총회에서는 찬성 45표, 반대 24표로 이전 찬성안이 가결되기도 했다.그러나 동경주 일부 주민들이 `수출부서 이전이 곧 본사 전체 이전의 신호탄`이라고 우려하며 강력히 반발하자, 한수원은 `완벽한 주민 동의`를 이유로 후속 절차를 멈춰 세웠고 한수원 수장의 공백으로 사실상 지난해 9월 이후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셈이다.지역 정가와 시민사회에서는 한수원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주민 100% 동의`라는 방패막이 뒤에 숨어 수동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발전협의회장을 지낸 김상희 경주시의원 역시 "주민 100% 동의를 얻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한수원의 더욱 적극적인 행보를 촉구했다.이제는 꼬인 매듭을 풀고 긍정적인 상생의 청사진을 그려야 할 때다. 옛 경주대 부지 활용은 단순한 사무실 이전을 넘어 지역사회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한수원은 글로벌 원전 수출의 전초기지로서 쾌적하고 효율적인 업무 여건을 확보할 수 있고, 학교법인 원석학원은 유휴부지 매각을 통해 파산위기에서 재정 정상화의 물꼬를 틀 수 있다. 나아가 도심권에 양질의 인구가 유입되면서 침체된 지역 경제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관건은 동경주 주민들의 소외감과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다. 한수원은 수출부서 이전이 본사 이전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고한 약속을 명문화하고, 당초 약속했던 축구훈련센터와 파크골프장 등 동경주 상생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갈등을 방치하는 것은 경주의 미래를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한수원이 소극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동경주 주민을 설득할 실질적이고 매력적인 상생안을 제시하고, 지역사회 역시 대승적인 차원에서 타협점을 찾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해야 한다. 옛 경주대 부지가 낳을 `일석삼조`의 경제적 효과가 경주 발전의 새로운 동력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한수원과 지역사회의 지혜로운 결단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