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7회째를 맞는 `경주시 청년의 날` 행사 대행 용역 입찰을 둘러싸고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청년들의 사회적 자립과 소통을 지원한다는 행사의 훌륭한 취지 이면에는, 투명성을 잃은 입찰 방식과 경주시의 심각한 행정 관리 부재가 드러났다.경주시청년센터 예산으로 편성된 이번 행사 용역의 총금액은 8천8백만으로 행사 총괄 및 계약 주체인 위덕대 산학협력단은 지난 8월 31일부터 9월 9일까지 입찰 공고를 내고 사업자 선정에 나섰다. 하지만 입찰을 두고 `깜깜이 공고`였다는 지적이다. 해당 공고를 위덕대 홈페이지에만 단독 게재하여, 사실상 다수 업체의 정보 접근을 할수 없다는 합리적인 의심을 받고 있다.입찰 평가 과정의 공정성에도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었다. 입찰 제안서를 심사한 평가위원 8명 중 무려 6명이 위덕대 관련 인사로 구성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1억 원 미만의 용역임에도 불구하고 정성평가 70점, 정량평가 20점, 가격평가 10점이라는 이례적인 배점 기준을 적용했다. 통상적인 방식과 달리 주관적 평가 요소인 정성평가 비중을 기형적으로 높인 것을 두고,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특정 업체를 밀어주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며 강한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입찰에 참여한 업체는 단 두 곳에 불과했다.지역 소상공인을 외면한 입찰 조건도 도마 위에 올랐으며, 통상적으로 지자체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은 지역 제한을 두어 지역 업체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상식으로 여기고 있다. 이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최우선으로 삼는 주낙영 경주시장의 시정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그러나 이번 공고는 전국 단위로 진행되었을 뿐만 아니라, 영세한 지역 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통로인 `공동수급(컨소시엄) 하도급`마저 강력히 불허했다. 행사를 전문으로 하는 지역 소상공인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이유이다.더욱 뼈아픈 대목은 혈세를 투입하고도 통제력을 상실한 경주시의 `행정 부재`이다. 입찰 심사 당일, 현장에 참석한 경주시 인구정책과 청년팀장과 주무관은 그제야 과업 지시 내용과 공고 내용을 전달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경주시 관계자는 "예산을 청년센터 관리 주체인 위덕대산학협력단 전체로 지급하여 자체적으로 준비하게 하다 보니 꼼꼼하게 챙기지 못했다"라며 사실상 관리 감독의 부재를 시인한 것과 다름없다.업무를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은 경주시청년센터 팀장 역시 책임과 권한 밖에 일이라 이번 일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팀장은 "심사위원 비율이 과하다는 생각은 들었고 재공고도 고민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아쉽게 생각한다"는 말을 전했다.결국 8천8백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세금이 투입되었음에도, 경주시는 권한을 위임했다는 핑계로 책임을 방기했고, 실질적 운영 주체인 위덕대 산학협력단은 공정성과 형평성을 저버렸다. 종교재단에서 운영하는 지역 대학이 투명해야 할 공공 예산 집행을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시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시민의 피 같은 세금은 단 1원이라도 투명하고 공정하게 집행되어야 할 것이다. 경주시는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민간에 위탁된 예산 집행 과정 전반에 대한 철저한 감사와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