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경주시민의 날’에 부쳐6월 8일은 경주시민의 날이다. 2007년 백상승 시장 당시 조례가 제정되어 2008년 ‘제1회 시민의 날’ 행사를 개최한 이래 올해로 9회째를 맞는다. 다른 대부분의 시는 시승격 날을 기준삼아 시민의 날을 정했지만 우리 시는 특별하게도 박혁거세가 신라를 건국한 BC 57년 4월 병진일을 양력으로 바꾼 날로 정했다. 시승격 일을 기준으로 하면 9월 1일이지만 우리 시는 스케일이 크게도 신라건국일을 시민의 날로 하고 있다. 김천시의 경우 올해 61회째, 포항시는 67회째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어차피 우리 시는 1995년도에 시·군이 통합되었으니 차라리 잘된 일인지도 모를 일이다. 여기서 날짜를 두고 시비할 생각은 없다. 나름대로 숙고한 결과로 인정하자.문제는 시민의 날 행사가 천편일률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여전히 공무원들의 아이디어에 의존하고 있고 결국은 돈잔치라는 데에 문제가 있다. 문화상과 효행상 시상, 노래자랑에 이어 기획사에 준 용역 공연으로 마무리된다. 더 참신한 아이디어는 없을까? 시민들에게 자랑스런 감동으로 연결될만한 행사는 없을까? 시민들에게 경주시민이 되기를 잘했다는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게 할만한 아이디어와 기획은 없을까? 또 고달프게 살아가는 시민들을 위로하고 격려할만한 행사는 없을까?가령 ▲‘시장에게 할말 있다’라는 이름으로 시장이 민원을 듣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 ▲‘어울림의 축제’라고 하든지 하여 한수원과 방폐장 직원이 시민 2명 이상을 동행하여 식당이나 술집에 오면 10% 할인해 준다면 ▲‘클린시민 초청’으로 명명하여 시내 골목골목을 깨끗하게 하면서 자원재활용에 큰 역할을 하는 폐지 줍는 노인을 모셔서 식사라도 대접하고 선물 하나라도 챙겨준다면 ▲‘다산가족 초청 시장과의 만찬’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또 3대가 함께 사는 가족도 챙겨불 수 있다. ▲‘시민화합 읍·면·동장 선발 시상’도 생각해 볼만 하다. 일선에서 주민들과 직접 접촉하는 읍·면·동장들이 주민친화적으로 분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사실인즉, 다른 도시의 행사내용 엇비슷하다. 과거의 내용을 되풀이하는 공무원들의 습성에 기인한다. 안전하고 쉽기 때문이다. 아이디어를 내면 ‘쓸데없이 골치 아프게...’라는 핀잔을 듣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공무원 조직의 특성이다. 여기서 과감하게 벗어나지 않으면 올해도 내년에도 똑 같을 것이다. 마침 국회의원이 바뀐 계기를 통해 좀 더 심도 있는 논의를 해볼 것을 바라는 마음이다. 국회의원 주변에는 시정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도 있고, 또 정치적 감각을 갖춘 사람들도 있으니 머리를 맞대고 묘안을 짜내주기를 당부한다. 시청 공무원이 작년에 하던 그대로 추진하는 행사는 지양해야 한다. ‘경주시민의 날’도 진화를 거듭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