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상(賞), 이제 받지 말자경주시는 올해도 각종 상을 수상했다. 창조경제 대상에 이어 지방자치 행정대상도 받았다. 상의 이름만 보면 무슨 거창한 상인양 오해할 정도다. 상을 받을 때마다 홍보를 한답시고 프랜카드로 도배하고 시청에는 대형 현수막을 내건다.
그러나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심사비라는 명목으로 돈을 주고 상을 사는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적게는 2천만원에서 많게는 8천만원에 이르는 거금을 준다고 한다. 별로 권위도 없는 언론사나 각종 협회, 학회의 장사놀음에 놀아나는 것이다. 어느 어린이 학원이 홍보를 위하여 전국대회에서 대상과 금상을 받았다고 하면 액면 그대로 믿을 사람이 별로 없다. 그런데도 경주시는 매년 큰 상을 받고 있다. 내년에도 많은 상을 받을 것이다.
지방에서 발행되는 신문을 보면 이러한 상들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쉽게 알 수 있다. 경북도 내 23개 시·군이 수시로 상을 받는다. 김천시도 그렇고 봉화군도 마찬가지고 울릉도도 그렇다. 상의 종류도 많기도 하다.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울 지경이다. 경주시장이 일정이 맞지 않아 부시장이 상 받으러 가는 경우가 많다. 그게 무슨 상이란 말인가.
이제 상을 충분히 받았으니 자제했으면 좋겠다. 수상의 댓가로 지불하는 돈으로 일자리를 만들든지 아니면 어렵게 사는 주민들을 위한 소득분배에 투자하기를 권한다.
경주시 공무원의 부패지수가 전국 지자체 중에서 매우 높은 수준이라는 것도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국가기관인 국민권익위원회의 자료이니 정확하다.얼마 전에도 4천 5백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공무원이 구속됐다. 부패지수가 상위권인 지자체로서 반성해도 시원찮은 판국에 거창한 상을 받았다고 홍보를 해대면 낮 뜨겁지 않은 지 묻고 싶다.
「클린경주」를 외치며 시장에 당선된 현 시장이 아니던가. 내실부터 다지고 청렴한 공무원 사회를 만드는 데 매진해도 부족할 판에 상 받기에 급급한다면 시민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이다. 연말이 되면 또 각종 단체에서 상을 받아라는 독촉이 올 것이다. 심사비와 자료를 보내달라고 할 것이다. “우리 시는 상을 충분히 받았으니 다른 지자체에 양보하겠습니다.”라고 정중하게 사양하는 미덕을 발휘해 줄 것을 경주시에 요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