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최근 연이어 거둔 두 가지 평가 결과는 단순한 수상의 의미를 넘어 행정의 본질과 철학을 되짚게 한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공약이행 평가에서 5년 연속 최고 등급(SA)을 획득한 데 이어, 2025년 정부합동평가에서도 전국 기초지자체 가운데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2년 연속 우수기관에 선정됐다. 이는 경주시가 시민과의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고, 실제 성과로 연결시켜 신뢰받는 행정을 구현해왔음을 입증하는 결과다.
우선, 매니페스토 공약이행 평가에서 경주시는 민선 8기 공약 127건 중 95건을 완료하거나 이행하여 86.2%의 이행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인 53.05%를 훨씬 웃도는 수치로, 양적 이행뿐 아니라 실질적인 이행 기반 확보에서도 68.6%의 재정확보율을 나타내며 주목받았다. 특히 경주시는 단지 이행 건수에 집중하지 않고, 공약의 체계성과 시민 참여를 통한 투명성 확보에 주력해 왔다. 시 홈페이지를 통한 이행 현황 공개와 ‘시장 공약사항 관리지침’에 기반한 주민 참여형 평가 제도는 행정의 신뢰를 한층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주요 공약 이행 사례로는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 △신라왕경 핵심유적 정비 △첨단소재 성형가공센터 건립 △황금대교(제2금장교) 조기 준공 등이 있다. 이는 단기성과에 그치지 않고 지역의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 이 밖에도 농어촌, 복지, 청년정책 등 실생활에 밀접한 공약까지 폭넓게 포함된 점은 ‘행정의 범주’를 시민의 삶 중심으로 재정의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정부합동평가 역시 이러한 성실한 시정 운영의 결과물이다. 경주시는 정량지표 달성률 89%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문화·복지·환경·경제 등 전 분야에서 고른 성과를 거두며 객관적인 평가에서도 높은 신뢰를 받았다. 특히 △문화누리카드 이용 활성화 △의료급여수급권자 건강검진 수검률 △신기술제품 우선구매율 확대 등은 정량과 정성 모두에서 시민 체감도가 높은 사업으로 주목받았다.
정성지표 부문에서는 △초등돌봄 서비스 확대 △임신·출산 친화 환경 조성 등 실질적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 정책들이 ‘우수사례’로 채택되며 지역 복지의 선진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는 탁상공론이 아닌 현장 중심, 시민 중심의 실천이 바탕이 된 결과다.
무엇보다 이번 두 평가의 공통된 핵심은 ‘시민과의 약속’과 ‘실천’이라는 키워드다. 시민이 공약을 제안하고, 그 이행 과정을 지켜보고, 행정이 이를 신속하고 투명하게 실행하며, 궁극적으로 시민 삶의 질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주낙영 시장이 밝힌 것처럼 “실천과 책임의 해”로 지정된 올해, 경주시는 이 평가 결과를 일회성 자축으로 끝내지 않고, 미진한 분야에 대한 보완과 중장기 전략 마련으로 행정의 완성도를 높이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지방행정의 모범이자, 시민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 모델로 평가받을 만하다.
지방정부의 경쟁력은 결국 시민 삶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실천력에서 비롯된다. 경주의 사례는 타 지자체에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공약은 지키는 것이고, 행정은 실현하는 것’이라는 원칙이야말로 오늘날 지방정부의 존재 이유이자 미래를 여는 열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