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궁원-라원 잇는 통로 사유지에 막혀, 관람객 불편 가중- 부지 매입비만 추가 수백억 예상... “계획 단계부터 운영 묘 살렸어야” 지적- 화려한 개장 뒤 숨은 ‘예산 낭비’ 우려... 경주 ‘라원’ 연계 운영 낙제점- 10년 준비 기간 무색하게 만든 ‘끊어진 길’, 별도 매표 시스템 비효율 극치     경주를 대표하는 사계절 체험형 식물원 ‘라원’이 지난 3일 화려하게 문을 열었다. 경주시는 개장 3일 만에 7,000여 명의 관람객이 몰리며 체류형 관광의 새로운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현장의 실상은 ‘반쪽자리 운영’이라는 시민들의 냉담한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부지 6만 8,810㎡ 규모에 총사업비 440억 원이 투입된 ‘라원’은 지난 2016년 계획 수립 이후 무려 10년 만에 결실을 보았다. 신라의 역사와 자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복합 문화정원을 표방하며 ‘신라 8괴’를 모티프로 한 야외 정원과 첨단 디지털 실내 정원을 결합해 기대를 모았다.그러나 개장과 동시에 드러난 운영 실태는 ‘10년의 준비’가 무색할 만큼 졸속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가장 큰 문제는 기존 동궁원과 신설된 라원을 잇는 동선이 사유지에 가로막혀 단절되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관람객들은 두 곳을 연계해 관람하기 위해 각각 별도의 매표 과정을 거쳐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통합 운영의 묘를 살리지 못한 채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으로 개원을 강행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충분히 예견 가능했다는 점이다. 사업 계획 단계부터 준공까지 1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부지 확보와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은 경주시의 안일한 행정이 빚은 참사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역 인사는 “440억 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시설을 조성하면서 가장 기본적인 접근성과 운영 효율성을 체크하지 않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향후 대책 역시 첩첩산중이다. 뒤늦게 단절된 구간의 사유지를 매입하려 해도 시의 예비 감정 결과 부지 매입비만 6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추가 조성 비용까지 합치면 다시 수백억 원의 시민 혈세가 또 다시 투입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지가 상승 등 변수를 고려하지 않은 채 사업을 추진하다 결국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처지에 놓인 셈이다.경주시는 뒤늦게 부지 매입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수습에 나서고 있지만, 시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체류형 관광 명소라는 장밋빛 홍보에 앞서, 왜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 기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해명과 책임 있는 행정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시민 혈세가 투입된 대형 프로젝트가 ‘반쪽자리’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경주시의 뼈를 깎는 자성과 함께, 지금이라도 근본적인 연계 운영 방안과 예산 절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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