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을 즈음해서 ‘스승 공경’이라는 본래의 의미가 점점 퇴색되고 있다는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최근 교권 침해는 단순한 우려 수준을 넘어 교직 이탈로 이어지는 심각한 위기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교사들이 사명감과 자부심을 잃고 교단을 떠나는 현실은 곧 공교육의 근간을 뒤흔드는 국가적 위기로 연결된다. 국회 교육위원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지역교권보호위원회가 개최한 건수는 4,234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93%에 해당하는 3,925건이 교육활동 침해로 인정됐다. 특히 학생에 의한 교권 침해 중 ‘수업 방해’(32.4%), ‘모욕·명예훼손’(26.0%), ‘상해·폭행’(13.3%)은 눈을 의심케 할 정도다. 보호자들 역시 정당한 생활지도에 대한 반복 민원, 폭언, 협박, 심지어 상해까지 가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여기에 2024년 상반기 기준, 교사 불법 촬영 및 허위 영상물 유포 사례도 122건으로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이 같은 위협이 청년 교사들의 조기 퇴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10년 차 미만 교사 576명이 자발적으로 교직을 떠났고, 교사 4명 중 1명은 정년까지 교직을 유지할 의사가 없다고 답했다.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를 아동학대로 오인하지 않도록 법적 기준을 명확히 하고, 불필요한 행정업무를 과감히 폐지하거나 외부로 이관하는 조치가 시급하다. 교사는 단지 지식을 전달하는 존재가 아니다. 아이들의 인성과 사회성을 키우는 길잡이이자, 교육의 최전선에서 사회의 미래를 설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교사의 권위와 안전이 무너진다면 교육의 질과 효과는 물론, 사회 전반의 건강성도 위태로워질 것이다. 국가가 나서서 교권 보호를 위한 법과 제도를 더욱 정비하고, 이를 실제 학교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 스승의 날을 단지 상징적인 기념일로만 소비해서는 안 된다. 교권 존중은 구호가 아닌 실천이어야 하며, 그 실천은 곧 우리 교육의 희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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