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해석(삼성화재 RC)
보험은 시대에 따라 목적과 접근법이 달라져 왔다. 과거에는 “무엇이 가장 걱정이냐”는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노후자금”이라 답했다. 그러나 오늘날은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넘어, 병을 안고 살아갈 가능성까지 고민해야 하는 시대다. 질병과 함께 살아가는 ‘유병장수’가 현실이 된 것이다. 이 상황에서 핵심은 돈이며, 경제적 준비 없이는 존엄한 노후도 유지하기 어렵다.보험은 리스크를 대비하는 보호망이자, 미래를 위한 저축 수단이기도 하다. 특히 저축성 보험은 단순히 보장만 하는 상품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자산을 축적할 수 있는 금융 전략이다. 일정 기간 이상 보험료를 납입하면 복리 이자가 붙고, 조건을 충족하면 비과세 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 예적금과 비교해 세제혜택과 이자 구조 면에서 장점이 많다.예금·적금은 단리 기반이고 이자소득세가 발생하는 단기 금융상품이다. 반면 저축성 보험은 공시이율 기반의 복리 구조이며, 최저보증이율이 존재하고 비과세 혜택도 적용된다. 방카슈랑스를 포함한 은행의 보험 판매 상품도 저축성 보험으로 분류되며, 연금보험 등은 대표적인 장기 저축수단이다.생명보험사 상품의 특징은 복리이자와 함께 금융상품으로서의 성격도 강하다는 점이다. 보험사 자체가 금융사로 분류되기도 하며, 일부 상품은 주택담보대출 등 부가 기능도 함께 제공된다. 특히 저축성 보험은 납입한 금액보다 만기 환급액이 더 많아 노후 준비에 효과적이다.또한 종신보험은 보장성 보험이지만,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저축 기능도 기대할 수 있다. 종신보험은 사망 시 수익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기본 기능 외에도, 완납 후 해지환급금이 납입액을 초과할 수 있으며, 이때 역시 비과세 혜택이 가능하다.종신보험이 저축성 보험으로 분류되지 않는 이유는 중심 기능이 사망 보장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금전환, 적립전환 등 유연한 활용이 가능해 완납 이후에는 재테크 수단으로도 쓰일 수 있다. 단, 가입 초기 사업비 부담이 크고, 중도 해지 시 환급금 손실이 크다는 점은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보험은 인생 전체를 설계하는 재무 전략의 핵심이다. 단기 목돈 마련에는 예적금이 적합하지만, 수십 년 후를 위한 노후 준비에는 강제 저축 기능이 있는 보험이 유리하다. ‘보험은 내가 미래의 나에게 보내는 송금’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소비는 줄이고, 저축을 먼저 하라는 재무 전략이 여기서도 통용된다.보험이 ‘불편한 진실’이 되는 이유는 여기 있다. 필요하지만 꺼려지는 존재, 그러나 가장 먼저 준비되어 있어야 하는 것. 보험은 더 이상 ‘판매자의 설명’만으로 가입해서는 안 되는 복잡한 금융상품이다. 나의 상황, 인생 계획, 재무 구조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스스로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보험은 내 삶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장치이자,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다. 그래서 보험 가입은 결코 감정적으로 결정해서는 안 되며, 철저하게 목적을 설정하고 이해한 뒤에 이뤄져야 한다. 보험은 `만일을 위한 것`이 아니라 `반드시를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