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가 최근 발표한 ‘미래비전 2045’는 도민과 함께 그리는 장기 발전 전략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가치 혁명·기술 혁명·공간 혁명이라는 3대 혁명과 9대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축으로 삼아, 인구 감소·산업 침체·지역 소멸 위기를 동시에 돌파하겠다는 야심 찬 구상이다. 선언적 구호를 넘어 실천 가능한 전략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가치 혁명이다. 경북은 그동안 산업·관광 등 외형적 성장에 치중해온 반면, 다양성과 포용성 측면에서는 뒤처졌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비전은 ‘다양성·전통성·유연성’이라는 3대 핵심 가치를 내세워, 다문화 사회 조성과 세대 갈등 해소, 전통문화의 현대적 재해석, 미래 시나리오 기반 정책 설계를 약속했다. 이는 변화하는 사회 구조 속에서 도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미래를 설계하겠다는 선언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단순한 담론을 넘어서 실제 정책 설계와 예산 투입,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공허한 구호에 그칠 수 있다.   기술 혁명은 경북의 최대 강점과 직결된다. 포항 방사광가속기, 양성자가속기, 초거대컴퓨팅 등 이미 세계적 수준의 연구 인프라를 보유한 만큼, 이를 기반으로 초지능·초연결 사회를 구현하는 전략은 타당하다. 특히 반도체·AI·메타버스 기술을 농업, 바이오, 청정에너지 산업과 접목해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은 환영할 만하다. 다만 연구 성과가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산학연 협력 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글로벌 벤치마킹 사례로 언급된 독일 ‘인더스트리 4.0’처럼, 기술 혁신이 중소기업과 현장 노동자의 생산성 향상으로 확산되는 구체적 실행 전략이 필요하다.   세 번째 축인 공간 혁명은 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풀어낼 해법이 될 수 있다. 경북은 새롭게 건설되는 대구경북 신공항을 중심으로 공간 구조를 재편하고, 광역철도와 교통망 확충, 농촌·어촌·산촌 맞춤형 발전 전략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기반시설 확충을 넘어, 생활권과 산업권을 통합해 균형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구상이다. 농촌에는 스마트팜 타운과 농업 혁신도시를, 어촌에는 자율운항 선박과 항만 네트워크를, 산촌에는 산림 휴양관광 특구를 조성하는 등 구체적 그림을 제시한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국가 재원과의 연계, 민간 투자 유치 전략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그림의 떡’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이번 미래비전은 9대 플래그십 프로젝트라는 실행 과제를 통해 현실성을 담보하려 한다. 첨단기술 기반 신산업 육성, 유니버설 천년주택, 외국인 First 프로젝트는 다양성을, 오케이(5-K) 프로젝트와 글로벌 브레인넷 허브는 전통성을, 국가 리질리언스 산업 육성과 인구소멸 지역 생태계 복원 프로젝트는 유연성을 뒷받침한다. 각각의 프로젝트가 실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단기 성과에 집착하기보다 중장기적 로드맵을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   경북이 처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청년 유출과 고령화, 제조업 기반 약화, 지역 간 불균형은 여전히 심각하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잠재력 또한 크다. 천년 고도의 문화 자산, 탄탄한 과학기술 인프라, 신공항을 중심으로 한 교통망 구축은 전국 어느 지역보다도 강력한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실행이다. 계획을 세우는 것은 쉽지만, 이를 꾸준히 이행하는 것은 어렵다.   따라서 경상북도는 이번 비전을 도민과 공유하는 수준에 그치지 말고, 정책 집행의 모든 단계에 도민을 참여시키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공청회와 여론조사를 넘어, 사업별 추진위원회와 도민 모니터링단을 운영해 ‘함께 만든 미래’라는 주체적 체감을 높여야 한다. 또한 단체장의 임기와 무관하게 지속 가능한 추진체계를 마련하는 것도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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