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개최 이후 경주가 다시 한 번 세계의 이목을 끌며 ‘관광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정상회의가 끝난 지 10여일이 지났지만, 도심 전역은 여전히 국내외 관광객으로 붐비고 있으며, 지역 상권 곳곳에서 활력이 되살아나고 있다.     경주시에 따르면, 한국관광데이터랩 통계 기준으로 올해 10월 1일부터 11월 4일까지 약 한 달간 경주를 찾은 외지인 관광객은 총 589만 6,30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79만 8,838명보다 22.8% 증가한 수치다. 특히 외국인 방문객은 20만 6,602명으로 전년 동기(15만 2,363명) 대비 35.6% 급증했다.   관광지별로 살펴보면, 황리단길과 대릉원 일대의 외지인 방문객이 118만 6,71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6만 4,653명)보다 23% 늘었다. 동궁과 월지(안압지) 입장객도 24만 2,522명으로 5.6% 증가해, 도심 주요 관광지가 전반적으로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이 같은 변화는 ‘APEC 효과’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정상회의 기간 동안 경주에서는 본회의와 기업인자문위원회, 문화행사, 국제미디어 취재 등 굵직한 국제 이벤트가 연이어 열렸다. 이를 계기로 경주의 도시 브랜드가 세계 무대에서 재조명됐고, 고도(古都)의 품격과 현대적 매력이 결합된 도시 이미지가 국내외 관광객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황리단길과 대릉원은 정상회의 대표단과 외신 기자들의 주요 방문 코스로 주목받았다. 주요 외신과 SNS, 유튜브 등을 통해 신라의 전통과 감성이 깃든 골목길 풍경, 한옥 카페, 전통 공예품 매장이 소개되며 ‘경주 감성여행’이 전 세계로 확산됐다.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역사 속 도시가 살아 있는 느낌”이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후에도 APEC의 여운은 계속되고 있다. 주말마다 황리단길 일대는 여행객들로 붐비며, 골목상권은 활력을 되찾았다. 보문단지와 첨성대 주변에는 가족 단위 여행객과 외국인 단체 관광객이 눈에 띄게 늘었고, 숙박업계와 음식점, 전통체험 공간에도 온기가 돌고 있다. 특히 보문호 인근 리조트와 한옥호텔의 예약률은 전년 대비 30~40%가량 증가했으며, 야간 경관 프로그램을 즐기려는 방문객이 급증하고 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APEC 이후 외국인 예약 문의가 급증했다”며 “중국, 일본뿐 아니라 동남아, 유럽 관광객 비율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그는 “SNS를 통해 ‘황리단길과 불국사를 꼭 가야 할 명소’로 알려지면서 경주가 새로운 한류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주시는 이러한 변화를 계기로 ‘포스트 APEC 관광정책’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축적한 국제행사 운영 경험과 도시 인프라를 기반으로, MICE(국제회의·전시·관광 복합산업) 산업 육성에 나설 방침이다. 또한 지역 문화자원과 국제 컨벤션을 결합한 복합형 관광모델을 구축해, 세계인이 찾는 지속 가능한 문화도시로 발전시킨다는 전략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APEC 정상회의는 경주가 세계 속 문화관광도시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됐다”며 “시민의 참여와 행정의 역량이 하나로 뭉친 경험을 바탕으로, 경주를 아시아를 대표하는 역사·문화관광 허브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시는 외국인 관광객의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한 콘텐츠 다변화에도 주력한다. 문화재 야간 개장, 신라문화축전, 한복 체험, 전통 다도 프로그램 등 지역 정체성을 살린 체류형 관광상품을 확대하고, 교통 안내·결제 시스템 등 관광 편의 서비스의 다국어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관광객 급증세가 일시적 특수에 그치지 않으려면 장기적인 도시관리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관광객 증가로 인한 교통체증, 주차난, 숙박 인프라 부족, 관광지 간 접근성 문제 등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에 대해 경주시는 “APEC으로 높아진 도시 인지도를 일회성 이벤트로 끝내지 않기 위해, 관광객의 만족도와 시민의 삶의 질을 함께 높이는 균형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경주가 천년고도의 품격을 유지하면서도 세계와 소통하는 열린 문화도시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APEC 특수’는 단순한 관광 호황을 넘어, 경주가 세계인의 발길이 모이는 국제도시로 재탄생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천년의 역사와 현대의 감성이 어우러진 경주는 지금, 다시 한 번 ‘세계 속의 경주’로 발돋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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