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지역상권경제포럼 이사                                                                           관광마케팅연구소 대표 민대식 2025 경주 APEC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지만 여러 가지 숙제를 남겼다. 화백컨벤션센터, 보문관광단지의 호텔들과 경주국립박물관, 화랑마을 등 행사장으로 활용되었던 곳이 전 세계적으로 홍보되면서 국제적 관광도시로서의 경주의 위상을 드높였다.    그러나 이에 비해 시민들이 운영하는 소규모 숙박시설이나 도심의 로컬 관광자원은 크게 주목받을 기회를 얻지 못했다. 경주의 숙박 시설은 대규모 리조트 중심의 보문관광단지와, 최근 급증한 소규모 로컬 숙소로 양극화되어 있다.    APEC을 통해 고급 호텔이 확충되더라도, 이는 특정 지역에 집중되어 도시 전체의 관광 혜택 분산에는 한계가 있다. 중요한 것은, APEC을 통해 경주를 찾는 국제 관광객들이 획일화된 호텔 체인 경험이 아닌, ‘경주다움’이 담긴 로컬(Local) 환대와 정체성 있는 공간을 원한다는 사실이다. 이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지역 연계성을 높이는 모델이 바로 ‘마을호텔 커뮤니티 비즈니스(CBT)’이다. 마을호텔 모델은 공동체 비즈니스 모델로, 이탈리아의 ‘알베르고 디푸소(Albergo Diffuso)’가 개념적 시초라고 알려져 있다. 1980년대 초, 고령화로 쇠퇴하는 이탈리아 작은 마을을 재생하기 위해 시작된 알베르고 디푸소는 ‘마을 전체에 펼쳐져 있는 분산형 호텔’을 의미한다. 이 비즈니스의 특징은 경주가 지향해야 할 관광객 숙박모델의 핵심을 보여준다. 첫째, 수평적 지역 경영 모델로 지역 내 흩어져 있는 빈집을 활용해 숙박시설로 만들고, 프런트 데스크, 식음료(F&B), 컨시어지 서비스 등을 통합적으로 연계하여 마을 전체의 경영을 실천한다. 둘째, 독창적인 로컬 경험을 제공한다. 관광객은 특색 있는 숙소에 머물며 일시적인 지역 주민으로서 동화되어 간다. 로컬리즘을 반영한 이 차별화된 경험이 마을호텔의 강력한 경쟁이다. 셋째, 마을호텔은 지속 가능한 발전 모델이다. 지역의 자원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소규모 경제 생태계를 구성하며, 환경 부하가 적어 ESG 경영에도 적합한 비즈니스 방식이다. 이러한 로컬 스테이(Local Stay) 기반의 마을호텔은 마을에서 머무르고 즐기는 모든 일상이 관광이 되고, 관광객의 소비가 지역 주민의 삶을 향상시키는 원동력이 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공정여행(Fair Travel)을 추구합니다. 경주 도시재생의 성공 사례인 행복황촌 마을호텔은 이러한 CBT 모델의 가능성을 보여준 실질적인 구현체이다. 마을 내 낡은 주택과 유휴 공간을 재활용하여 숙소와 로컬 상점으로 탈바꿈시킨 이 모델의 핵심은 지역 주민을 고용하고 운영 주체로 참여시켜 수익을 지역 내에서 선순환시키는 커뮤니티 비즈니스에 있다. 행복황촌의 가치는 단순한 경제적 기여를 넘어선다. 이 공동체 비즈니스는 관광 활동의 기획, 운영, 수익 배분의 전 과정에 지역민이 참여하여 관광 수익이 공동체에 실질적인 혜택으로 돌아가는 CBT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한다. 이는 APEC 유치 이후 경주가 직면할 수 있는 투어리스티피케이션 및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안적 모델이 될 것이다. 주민 간 소통 단절을 극복하고 공동체를 복원하는 의의가 크며, 특히 경주의 현재를 살아가는 일상의 로컬리티가 경쟁력 있는 콘텐츠로 상품화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성공 사례이다. 마을호텔 모델을 통해 공동체 비즈니스는 단순 숙박을 넘어 식당, 카페, 기념품점, 체험 상품, 마을 해설 등의 영역으로 확장하여 지역 경제를 전체적으로 활성화시킨다. 더 나아가, 이 모델은 경주의 원도심이 겪고 있는 빈집 문제를 해결하고 쇠락해가는 골목 경제를 부활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APEC 이후 경주가 국제적인 시선을 받을 때, 행복황촌의 사례는 경주가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지속 가능한 도시재생 모델’을 보유하고 있음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쇼케이스가 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노후 주택을 리모델링하는 것을 넘어, 도시재생과 관광 진흥이 결합 된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로서 포스트 APEC 시대 경주 관광의 핵심 논리가 되어야 한다. 경주는 이제 도시 전체가 마을호텔이 되는 거대한 커뮤니티 경제를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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