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의 새로운 한 해가 밝았다. 최근 대구시향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의 계약이 2019년 3월까지로 연장됨에 따라 대구시향과 줄리안 코바체프는 새로운 출발선 앞에 섰다. 지난 2년 간 지휘자와 단원들이 서로에 대해 알아가며 각자의 개성과 음악성 등을 파악하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3년은 본격적으로 대구시향의 사운드를 구축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할 때이다. 그 시작이 될 2016년에 대구시향은 총 10회의 정기연주회를 야심차게 준비했다. 이 중 제426회 정기연주회를 제외한 총 9회의 공연을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가 이끈다.대구시향은 새해 음악회에 이어 지난 1월 22일 열린 올해 첫 정기연주회(제421회 정기연주회) 역시 전석 매진시키며 힘찬 출발을 보였다. 이날은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곡가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과 “교향곡 제4번”을 연주했고, 차이콥스키 특유의 극적인 선율과 풍부한 오케스트라 사운드로 관객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 제422회 정기연주회(2. 19)는 베토벤이 주인공이다. 베토벤이 남긴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을 한양대 음대 교수이자 바이올리니스트 이순익의 협연으로 감상한다. 이 협주곡은 ‘바이올린 독주가 포함된 교향곡’이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장대한 풍모를 자랑한다. 그리고 베토벤의 영웅(에로이카) 교향곡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 “교향곡 제3번“을 연주한다. 원래 ‘보나파르트’라는 제목으로 나폴레옹에게 헌정하려던 곡이지만 나폴레옹의 황제 즉위에 실망한 베토벤이 ‘에로이카’로 제목을 고치고 보편적인 영웅의 고난과 죽음, 부활을 강렬하게 그리며 당시 교향곡 장르에 혁명으로 가져왔다. 따라서 이날은 베토벤의 거장다운 면모를 재확인할 수 있는 레퍼토리라 할 수 있다. 제423회 정기연주회(3. 18)는 쇼스타코비치 탄생 110주년 기념으로 그의 “교향곡 제5번”을 연주한다. 이 곡은 쇼스타코비치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인 작품이자 그만큼 자주 연주되는 그의 대표작이다. 하지만 사회주의 체제에서 만들어진 곡이라는 이유로 한국에서는 오랫동안 연주가 금지되었다. 이 작품에서 작곡자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을 담았다고 했다. 소비에트 정부의 문화예술 탄압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쇼스타코비치는 ‘인간성의 확립’을 주제로 썼다는 “교향곡 제5번”으로 재기에 성공했다.이밖에도 첼리스트 양성원과 함께 하이든 “첼로 협주곡 제1번”을 연주하며, 베르디의 오페라 “운명의 힘” 서곡으로 문을 연다. 특히 이 공연은 4월 3일(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선보일 ‘2016 교향악축제’와 동일한 레퍼토리, 출연진으로 구성돼 지역민들에게 미리 선보이는 교향악축제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4월에는 제424회 정기연주회(4. 22)를 통해 그리그와 림스키코르사코프를 만난다. 그리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피아노 협주곡”을 오스트리아 외교부 선정 아티스트인 피아니스트 플로리안 파일마이어가 협연한다. 소위 그리그 사인(Grieg`s sign)으로 불리는 팀파니의 연타와 피아노의 강렬한 타건으로 시작되는 이 곡은 노르웨이 출신의 작곡자가 자국의 민요풍 선율과 전통적 리듬을 사용해 노르웨이의 대자연을 그리고 있다. 이어 <아라비안나이트>의 여주인공 이름을 딴 림스키코르사코프의 교향시 “셰에라자드”로 관현악의 진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제425회 정기연주회(6. 10)에서는 대구시향의 목․금관 수․차석 단원들의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될 협연 무대가 펼쳐진다. 모차르트의 “오보에, 클라리넷, 호른과 바순을 위한 신포니아 콘체르탄테”를 김민정(오보에, 대구시향 수석), 한기문(클라리넷, 대구시향 차석), 준지 타케무라(호른, 대구시향 수석), 박윤동(바순, 대구시향 수석)이 들려준다. 두 개 이상의 독주 악기가 등장해 협주곡적이면서 독주자들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교향곡적인 이 곡은 솔리스트의 기교가 돋보이도록 다양한 음형과 색다른 짜임으로 교묘히 작곡되어 있다. 이밖에도 모차르트의 “프리메이슨 장송곡”과 베토벤이 절망을 딛고 완성한 “교향곡 제7번”을 역동적인 연주로 선보인다. 제426회 정기연주회(7. 15)는 인천시향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자신의 음악 세계를 펼쳐가고 있는 정치용이 지휘봉을 잡고, 독일 카를스루에 국립음대 교수로 재직 중인 피아니스트 한가야가 무대에 오른다. 이날은 고독한 작곡가 브람스를 주제로 그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과 “교향곡 제2번”을 만난다.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은 일반적인 피아노 협주곡에 비해 관현악의 비중이 매우 높은 것이 특징이다. 또 청년기에 완성한 작품이라 그의 다른 곡들과 달리 강렬한 빛깔의 열정도 발견할 수 있다. 그에 비해 “교향곡 제2번”은 온화한 인상의 목가적인 분위기로 브람스의 ‘전원 교향곡’이라고도 불린다.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로 접어드는 9월, 제427회 정기연주회(9. 30)에서는 바그너의 오페라 음악이 기다리고 있다.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 전주곡과 죽음의 노래, 오페라 “탄호이저” 서곡, 오페라 “발키리” 중 발키리의 기행을 들려줄 예정이다. 19세기 이탈리아 오페라에 대적할 독일 오페라를 창조한 바그너의 극음악이 갖는 특징들을 한 무대에서 엿볼 수 있다. 또 경쾌한 악상의 소규모 관현악곡인 슈베르트의 “교향곡 제5번”도 함께 연주된다. 이어 제428회 정기연주회(10. 28)에선 베를리오즈의 대표작인 동시에 음악사에 있어 한 획을 그은 “환상 교향곡”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1830년 작곡된 이 작품에는 ‘어느 예술가의 생애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부제로도 알 수 있듯 교향곡에 스토리를 가미하여 표제성이 짙고, 자신의 자전적 내용을 담은 5개의 악장으로 이뤄져 있다. 이밖에 화려하면서도 우아한 모차르트의 “플루트와 하프 협주곡”을 대구시향 플루트 수석 이월숙과 세계적인 하피스트 곽정의 앙상블로 감상할 수 있으며,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서곡으로 공연의 활기를 더할 예정이다. 제429회 정기연주회(11. 25)는 대구시향에게 있어서도 새로운 도전이 될 무대이다. 바로 관현악의 대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전곡 연주한다. 이 곡은 철학가 니체의 사상을 관현악으로 풀어낸 것으로, 대중들에게는 영화 ‘스페이스 오디세이’ 주제음악으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연주자들에게 고난도의 테크닉을 요구하는 대편성의 곡이라 지역의 무대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작품이었다. 또 이날 전반부에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죽기 1년 전 완성한 “네 개의 마지막 노래”를 2011년 차이콥스키 국제음악콩쿠르 우승자인 소프라노 서선영의 노래로 듣는다. 80여 년 음악인생을 살아온 대가의 완숙한 음악적 기법과 깊이 있는 정서 표현으로 듣는 이들에게 진한 감동을 주는 걸작이다.2016년의 마지막 정기연주회가 될 제430회 정기연주회(12. 16)는 한 해 동안 갈고 닦은 대구시향의 기량을 쏟아내는 무대답게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제5번”으로 마무리 한다. 약 70분간 연주될 이 곡은 5악장 구성이다. 비통한 장송행진곡으로 시작해 마지막에 이르면 삶에 대한 강한 긍정을 보여주듯 밝고 경쾌한 분위기로 바뀐다. 특히 작품의 4악장 ‘아다지에토’의 아름다운 선율은 영화 ‘베니스의 죽음’에서 주제음악으로 사용돼 처연하고 비극적인 느낌을 더했다. 대구시향은 2016년 이 같은 정기연주회 외에도 5월에는 지휘자 임헌정의 지휘로 특별 기획연주회가 열린다. 임헌정은 현재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날 연주에서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첼로 수석인 마르틴 뢰어와 슈만의 “첼로협주곡”을 연주한다. 또 프랑스 낭만주의 음악의 걸작으로 꼽히는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도 꾸려진다. 같은 작품이라도 지휘자의 음악적 해석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기도 한다. 따라서 하반기 줄리안 코바체프가 들려주는 “환상 교향곡”에 앞서 임헌정의 무대로 명곡을 미리 감상해 보는 특별한 기회라 할 수 있다. 또 청소년들의 예술적 감성을 키우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클래식 투어’를 신설해 공연 관람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며, 찾아가는 공연으로 시민행복콘서트를 비롯해 지역 음악 인재 발굴을 위한 청소년 협주곡의 밤, 대학생 협주곡의 밤 등과 같이 정기연주회와 차별화 된 특색 있는 기획연주회도 다수 개최할 계획이다. 그리고 4월 3일(일)에는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와 함께 예술의전당에서 주최하는 ‘2016 교향악축제’에 참가해 대구시향의 저력과 위상을 한껏 드높인다는 각오다.2016년 공연에 대해 대구시향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는 “고전에서 낭만, 신고전까지 시대별로 다양한 작곡가의 뛰어난 작품들을 대거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쇼스타코비치, 베를리오즈,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말러 등의 작품 중에서 명곡임에도 불구하고 편성이 크고 연주가 까다로워 무대에서 만나기 힘들었던 작품들을 엄선해 관객들의 음악적 욕구 충족과 단원들의 기량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덧붙여 “대구시향의 우수 단원들이 협연자로 직접 나선 무대도 많은 기대 바란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미 판매 중인 제422회 정기연주회를 제외한 제423회 정기연주회부터 제426회 정기연주회까지 4회의 공연은 2016년 2월 16일(화) 오후 1시부터 티켓 판매를 시작한다. 일반 A석 1만 6천원, B석 1만원이며, 국가유공자, 장애인(1~6급) 및 장애인 보호자(1~3급), 만 65세 이상 경로, 학생(초․중․고․대학생)은 확인증 지참 시 50% 할인, 10인 이상 단체의 경우 30% 할인된다. 각 공연 당일 오후 3시까지 전화(1544-1555) 또는 인터넷(http://ticket.interpark.com)으로 예매할 수 있고, 예매 취소는 각 공연 전일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www.dgconcerthouse.org)와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 위치한 dg티켓츠(053-422-1255, 월요일 휴무)에서 구입 시 10%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단, 모든 할인의 중복적용은 불가하며, 초등학생(8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문의 : 대구시립교향악단(053-250-1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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