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보스토크와 하바로프스크 그리고 아무르강 김 신 재 교수동국대학교 교수 / 경주지역발전협의회 연구이사 경주지역발전협의회(경발협) 회원과 함께 4일 일정으로 2015년 8월 15일부터 18일까지 러시아 극동지역의 블라디보스토크와 하바로 프스크 일대를 답사했다. 경발 협은 매년 벤치 마킹 해외답사를 다니고 있다. 올해는 광복 70주년의 의미도 새길 겸 러시아 독립운 동의 중 심지이며 한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잦지 않은 러시아 극동지역을 벤치마킹 답사지로 선택 했다.  첫날 일정은 양양공항에서 저녁 비행기로 출 발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여장을 푸는 것이 었다. 양양공항은 한적했고 편의시 설이 제대 로 갖춰있지 않았다. 주차비를 받지 않는 점은 마음에 들었다. 비행기가 러시아 국적의 91인승 소형이어서 안전 면에서 걱정이 되었는데 러시아 조종사의 비행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 라는 일행 중 한 분의 말씀에 안도감을 느꼈다.  둘째 날 오전에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혁명 전사 광장, 잠수함 박물관, 개선문, 2차 세계대 전 참전용사를 기리는 꺼지지 않는 ‘영원의 불꽃’, 신한촌 항일운동 기념탑 을 답사했다. 아침 식사는 뷔페식이었는데 소시지와 육류가 많았다.  블라디보스토크는 프리모르스키 주의 대 표 도시이다. 프리모르스키주를 우리는 연해주 라고 부르고 있다. 연해주 주청사 앞 에 있는 혁명전사 광장에는 볼세비키 혁명 에 참여한 극동공화국 전사들을 기리는 혁명전사상이 우람하게 서 있었다. 잠수함 박물관은 제2차 세계대전에 사용 된 잠수함 을 전시관으로 만든 것으로 잠수함 내부를 살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신한촌은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지명이다. 1911년부터 조성된 신한촌은 1937년 중앙 아시아로 강제 이주되기전까지 한인들의 독립 운동 중심지였다. 신한촌은 새로운 주택가로 변해 있어 옛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해외한 민족연구소가 1999년 건립한 ‘신한촌 항일 운동 기념탑’과 ‘기념비’ 만이 신한촌 터였 음을 증명하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기념탑 앞 에서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한 선열들을 위해 묵념을 했다.  오후에는 버스로 약 2시간 이동하여 우스리 스크에 갔다. 우수리스크는 연해주 제2의 도시로서 독립운동의 자취가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 고려인 문화센터, 최재형 선생 생가, 이상설 선생 추모비, 발해 성터를 답사한 후 오후 늦게 블라디보스토크로 되돌아왔다. 고려인 문화센터는 고려인 이주 140주년 을 맞이하여 2004년 국내 관련 단체들과 현지 고려인들이 협력하여 개설한 것으로 고려인 문화센터 건물에는 고려인 이주사와 독립운동 사를 한 눈에 살필 수 있는 역사관이 있었다.  최재형 선생의 생가는 선생이 1920년 ‘4월 참변’으로 작고할 때까지 기거했던 고택이 었다. 이 고택은 고려인 문화센터가 최근 사들 여 관리하기 전까지 러시아인의 가정집으로 쓰이고 있었다. 이 집은 최재형 선생 기념관 으로 꾸며질 계획이다. 최재 형은 자산가로서 재러 한인사회를 이끈 대표적인 지도자였다. 그는 1905년 이후 항일투쟁에 참여하여 시 베리아에 출병한 일본인에게 처형되는 1920년까지 독립운 동을 전개하였다. 안중근 의사 의거와 수많은 항일 조직의 결성, 「대동공보」 발행 등은 그의 후원으로 가능했다. 일행 중 어떤 분은 최재형 선생을 알게 된 것이 이번 답 사의 큰 수확이라고 했다. 헤이그 특사의 한분인 이상설 선생은 우수리 스크에서 1917년 작고하여 유해는 수이푼 강가에 뿌려졌다. 2001년 10월에 수이푼 강변에 추모비가 제막되어 그를 기리고 있다. 최재형 선생 생가나 이상설 선생 유허비가 다른 명소보다 우리의 가슴을 찡하게 했다. 블라디보스토크로 돌아와서 기념품 가게 에 잠시 들렀다.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목각 인형, 털모자, 치커리차, 꿀, 초콜릿, 핸드크림이 인기있는 선물 품목이었다. 저녁 식사 전에 해변 공원과 젊음의 거리를 산책했다. 바다를 끼고 잘 정비된 공원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나들이를 즐기고 있었다. 시민과 관광객이 뒤섞여 있는 이곳에서 블라디보스톡 시민의 일상을 접할 수 있었다. 블라디보스토크 시가지와 금각만이 한눈 에 내려다 보이는 ‘독수리 전망대’에 갔다. 블 라디보스톡은 2012년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개최 를 전후로 해서 도시 모습이 일신했다. 정상회담 개최에 맞춰 완공한 ‘금각만 대교’는 블라디보 스토크 개발의 상징이다.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바로프스크 행 야간 침대열차를 탔다. 4인실인데 나와 김인제 감 사가 2층 침대에 자리잡고 1층에는 초 로의 러시아인 여성이 자리 잡았다. 김 감사는 러시 아어를 전혀 모르면서 할머니와 바디 랭귀지를 통해 할머니의 나이, 자녀 수 뿐만 아니라 손자, 손녀가 몇 명인지를 알아내는 수완을 발휘 했다.  날이 밝아지자 말로만 듣던 시베리아 벌 판이 차창 밖으로 펼쳐졌다. 자작나무 숲이 눈에 많이 띄었다. 개발되지 않은 광활한 벌판이 러시아의 잠재력을 말해주고 있었다. 13시간여를 이동한 후 하바로프스크에 도 착했다. 모스크바까지 횡단열차를 타면 거지 모습이 되어 열차에서 내린다는데 우리 일행은 짧은 거리를 이동해서인지 비교적 말끔한 차림새 였다.  하바로프스크에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기 시작한 것이 올 봄부터라고 한다. 하바로 프스크는 하바로프스크 주의 주도인데 도시의 역사는 길지 않다. 19세기 중엽 아무 르강과 우수리강에 접하여 러시아와 중국 간의 국경 선이 확정되었다. 1858년 5월 쟈첸코 대위가 이끄는 동시베리아 제13대대가 아무르강과 우수리강이 합류하는 인근에 상륙해서 감시 소를 건설하고 17세기에 이 지역을 탐사한 러 시아 탐험가 ‘하바로프’에서 이름을 따서 ‘하바로프 초소’라고 명명한 것이 하바로프 스크의 태동이었다. 1893년에 와서 하바로프 스크라는 도시 이름이 붙여졌다. 하바로프스크 역 광장에는 하바로프의 동상이 서 있다.  3일째 일정은 레닌 광장, 라젠스키 러시아 정교회 성당, 전통시장, 아무르스키 공원, 성모승천 사원, 디나모 공원 등을 둘러보는 것이었다. 기차에서 내려 먼저 호텔로 이동해 짐을 풀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찾아간 곳은 레닌 광장이다. 레닌 광장 한 켠에 레닌 동상이 서 있고 광장 중앙에는 분수대가 세워져 있었다. 광장이 시가지 중심에 위치해 있어 이 광장을 하루에 몇 차례 지나갔다. 하바로프스크의 상징의 하나인 라젠스키 러시아정교회 성당은 최근에 지은 것으로 러시아에서 3번째로 큰 성당이다. 서서 예배 를 보기 때문에 성당 안에는 몸이 불편한 사람을 위한 의자 몇 개만 마련되어 있었다. 이색적인 정교회 성당 건물이 이 도시의 랜드마크였다. 하바로프스크의 경관은 블 라디보스토크보다 더 러시아다웠다.  아무르 강변에 위치한 ‘아무루스키 공 원’에 갔다. 공원에는 광활한 아무르 강을 조망할 수 있는 ‘우쵸스 전망대’가 있고 전망대 옆에는 아무루스키 동상이 서 있 었다. 아무르강은 하바로프스크시의 상징 으로 중국에서는 흑룡강이라 부른다. 송화 강과 우수리강이 이 강으로 흘러든다. 아무르강에는 유람선이 다니고 있었다. 유람선을 타고 송화강과 우수리강이 아무 르강에 합류하는 지점까지 가보고 싶었다. 무라비예프 아무르스키(1809 ~1881)는 동 시베리아의 초대 총독으로 그는 1858년 청과 ‘아이훈 조약’을 체결하여 하바로 프스크를 러시아령으로 귀속시킨 인물로서 하바로프스크에서는 영웅적인 존재 다. 5,000루블 화폐에 그의 초상화가 있다. 아무르강도 그의 이름에 연유했다고 한다.    아무루스키 공원 입구에는 또 하나의 동상이 우뚝 서있었다. 그 동상의 주인공은 하바로 프스크 최초의 건설자로 불리는 ‘쟈첸 코’이다. 이 동상이 서 있는 장소가 1858년 5월에 쟈젠코 대위가 이끈 동시 베리아 제13대대 병사들이 상륙한 곳이다. 화강암의 큰 대좌에는 하바로프스크 건설 초창기의 활동이 부조되어 있다. 이 동상은 도시 터전을 닦은 150주년을 기념해서 2008년 건립되었다. 동 상의 설계자는 모스 크바의 도스도예프스키, 알렉산더 2세, 미하일 숄로호프 동상 등을 제작 한 러시아 대표적 조각가이다. 이런 동상이 시간이 흐르면 문화재가 되는 것이다. 도시를 상징 하는 동상이나 조형물을 광장이나 공원에 세워 시민에게는 자긍심과 정체성을 심어 주며 관광객에게는 볼거리와 얘기거리를 안겨주고 있었다. 오늘 마지막 일정으로 시민공원인 ‘디나모 공원’을 거닐었다. 시민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공원은 외국 관광객에게는 좋은 관광 코스다. 디나모 공원을 한적하게 걸으면서 하루 일정을 마무리한 것이 좋았다. 황성공 원에 외국 관광객을 거닐게 한다면 그들은 어떤 감회를 가지게 될까.  3일째 밤이 이번 답사의 마지막 날 밤이 어서 호텔 11층 라운지에서 답사 소감을 피력하는 강평회 시간을 가졌다. 이 날이 마침 남 고문 님의 결혼기념일이며 김 감사의 생일이어서 즉석에서 파티가 곁들여 졌다. 우리가 부른 축하 노래소리를 듣고 옆방에서 생일파티를 하고 있던 금발의 멋진 아가씨들이 러시아어로 축가를 불러주어 분위기를 한층 북돋워주었다.  답사 마지막 날 첫 일정으로 하바로프스 크역과 광장을 구경한 후 숙소 인근에 있는 향토박물관을 답사했다. 향토박물관에는 극동·연해지방의 역사·자연·풍속에 관한 자료 가 전시되어 있었다. 전시물이 러시어로만 설명되어 있어 외국 관광객을 위한 인프라를 느낄 수 있었다.  이번 벤치마킹 답사에 특히 인상적인 것은 광장이나 공원 그리고 그곳에 서 있는 웅장한 동상이었다. 유수의 도시에는 상징 광장이나 공원이 있어 그곳이 도시의 얼굴 노릇을 하며 그곳에서 시민들은 일상을 보낸다. 경주에도 도시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광장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경주역이 옮겨지면 역 터 에 상징 광장을 조성하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새로 만들어지는 광장에 동상을 세운 다면 어떤 인물이 적당할지 설계자는 누가 마 땅할지 생각해봤다. 새롭게 조성된 광장에 경 주를 상징하는 동상이나 조형물이 우뚝 서 있고 시민들이 북적거리며 시민들의 일상을 구 경하기 위해 그곳에 외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그런 날을 기대해 본다.  경발협 집행부의 헌신으로 답사를 잘 마칠 수 있었다. 회원이 좀 더 많이 참여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 이번 답사로 러시아 극동 지역이 매우 가깝게 와 닿게 되었다. 가까운 장래에 동해선 철로를 이용해 북한을 거쳐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는 날을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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