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그리고 ‘시장’이 만난 젊음의 문화관광명소, 욜로(YOLO)!음산한 담력훈련장 폐허에서 꽃을 피우다경주 쇼핑의 새 패러다임 욜로몰(YOLO Mall)
“뭐시라카더라 젊은 아이들이 모디가 장사한다카던데~”“사람들이 왔다리 갔다리 하니까 뭐 하는지 몰라도 좋지로”잿빛으로 표현될 정도로 조용하지만 음산한 동네가 언제부터인지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하는 것이 신기한 듯 바라보는 노인들의 눈빛에도 호기심이 적지 않아 보인다. 오랜만에 이야깃거리가 생긴 것이 반가운지 한두 마디씩 거들기도 한다.이젠 제법 시끌벅적해졌다. 이른바 맛배기 오픈중인 욜로몰은 You Only Live Once 라고 하는 시대의 화두로 앞의 글자를 따서 만든 재밌는 공간으로 시작하면서 부터이다.
정확한 명칭은 ‘경주북부상가시장청년몰’인데 임시 개장을 통하면서 욜로몰이라는 단어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네이버나 다음등 주요포털사이트의 검색어로도 당당히 올랐다.북부상가시장은 1988년 건축되어 경주 최초상가시장으로 출발하여 좋은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침체기를 맞아서는 상인들이 하나 둘 문을 닫아 어두워지는 시간이 되면 치기 발랄한 이들의 공포체험의 장으로 될 만큼 도시슬럼화의 상징이었다. 성인인 기자도 우연히 지나쳤던 적이 있었는데 유쾌하지 않았던 기억이 있을 정도이다.“청년들의 톡톡 튀는 가게이름” 일본산 정품 가챠, 캐릭터를 팔고 있는 ‘돌리곰’, 시음 시즌에서도 호평을 받은 커피가게 ‘카페깔롱’, 대왕도너츠를 내놓은 예술하는 사람들의 ‘하5츠’, 설명 없이 가게 이름만으로는 유행 쫓기를 즐겨하는 기자도 무엇을 파는 곳인지 가늠하기 쉽지 않은 간판들은 찾는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대형 라멘 이벤트를 통하여 요즘 표현을 빌자면 ‘대박’을 달리고 있는 ‘츠바사’, ‘볶는 남자 굽는 여자’, ‘얄리’, 모델이 운영하는 햄버거와 맥주 가게인 ‘13Cm’, ‘한옥보쌈이야기’, 마니아뿐만 아니라 키덜트들의 로망을 건드려주고 있는 ‘건담이야기’, 중국 정통차 세계를 만날 수 있는 ‘어다원’, 건강한 하루를 책임지겠다는 ‘하루선물’,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즐거운 중독이 주의되는 ‘서로가람VR’ 도 욜로몰 탐방에서 빠질 수 없는 곳이다.
특히 알콩달콩 새내기 남편과 아내가 만들어 내는 ‘경주돈까스’의 치킨까스와 돈까스는 옛날 경양식집에서 맛본, 정통 이탈리아의 풍미를 자랑한다. ‘에밀레029’는 수제 향수 그리고 여름을 공포로 몰아가는 모기들이 두려워하는 천연퇴치제를 돈만 주면 얼마든지 살 수 있다. ‘한가닥하는언니’는 눈썹과 왁싱으로 마무리 하는 멋쟁이들이 꼭 들러봐야하는 성지로 불린다. 이외 다양한 가게들이 욜로족을 맞이하고 있다. 즉 관광지라고는 하지만 정작 갈 만한 곳이 변변하지 않아 심심한 경주 젊은이들의 갈만한곳, 그러니까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청년상인회 욜로몰의 관리 및 자체홍보와 함께 청년상인 들의 발전을 위하여 조직된 청년상인회는 욜로몰의 흥행성공을 위하여 사업단과 함께 자신들도 가게를 운영하고 있으면서도 봉사하고 있다. 기자가 취재하는 동안에도 대고객서비스에 관하여 소회의를 하고 있을 정도로 열의를 느낄 수 있었다.청년상인 회장 장영준씨는 “욜로몰에 입점한 모든 회원들이 인테리어와 상품구매 혹은 조리시설 구입등 결코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자한 만큼 좋은 결실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했다.‘청년상인회’ 회장 장영준, 부회장 김혜선
“욜로몰속의 핫플레이스”■ 건담이야기 지금도 애니메이션으로 만날 수 있는 건담의 프라모델 애호가들의 로망인 건담은 마니아들의 가슴을 뛰게 한다. 특히 최근에는 주머니 사정이 넉넉해진 키덜트들의 취미활동으로 동호인들이 늘고 있는데, 욜로몰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여러 종류의 건담들을 만날 수 있다. 본인 스스로가 건담마니아인 가게주인 손 산(29세)씨는 건담을 만나지 9년 만에 욜로몰에 가게를 차렸다. 사실 입점 전에 동천동에서 운영을 하고 있었으나 욜로몰이 생긴다는 소식에 과감하게 이사를 감행한 것이다. “마니아들이 편하고 쉽게 취미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스프레이 시설 및 작업대를 마련하였고 누구나 손쉽게 건담과 함께 할 수 있도록 마련하였습니다.” 손 산씨는 건담에 입문하고 싶은 예비 건담인 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최근에는 여성들과 더불어 커플들도 관심을 갖는 등 마니아층의 다양성으로 밝은 미래를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는 손 산씨. 올해는 입점관계로 참여하지 못하였지만 건담대회에서 수상을 하는 등 전문 건담인 이다. 그의 모든 실력과 노하우를 오롯이 전수받을 수 있는 ‘건담이야기’에서 당신의 꿈을 펼칠 수 있다.‘건담이야기’ 주인 손 산
■ 하루선물“탄산음료와 끼니를 거르기도 하는 현대인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싶어요” 선식과 커피 그리고 여름철에 더욱 어울리는 에이드류를 정성껏 만들고 있는 ‘하루선물’의 김혜선(36세)씨의 건강한 바람이다. 최근에는 ‘봉황대’라는 건강주스를 개발하여 선을 보이기도 하는 등 다양한 메뉴개발에도 게을리 하지 않는 그녀는 사회복지사로 오랫동안 장애인복지기관과 교육기관에 몸담았었다. 평소 농업에 관심을 갖고 있던 그는 욜로몰 소식을 듣고 신선한 농작물을 건강한 먹거리를 공급해야겠다는 마음에 신청했고 입점에 성공하였다.“과채 빨강 하나와 곡물 노랑 두 개 주세요”취재 중 하루선물에 들어 온 손님의 능숙한 주문은 벌써 단골이 늘었음을 말해주는듯했다. 경주의 명소가 되고 싶은 마음에 경주시의 금관 로고도 직접 주문제작하여 인테리어를 할 만큼 의욕도 남다르다. 하루선물이 정착되면 직접 농업경영을 통하여 손수 재배한 재료로 손님들께 대접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힐 때 혜선 씨의 눈은 더욱 빛이 났다.‘하루선물’ 주인 김혜선
■ 13Cm 욜로몰에는 세 개의 골목이 있다. 욜로몰 주출입구를 기준으로 오른쪽 골목 끝으로 가다보면 음악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다소 이국적인 인테리어를 한 아지트 분위기의 가게가 나오는데 바로 수제 햄버거와 다양한 맥주류를 접할 수 있는 13Cm이다. 햄버거와 관련 있는 이 가게 이름의 정체에 대해서는 본지 애독자들의 재미를 위해 남겨둔다. 훤칠한 키의 수려한 외모를 소유한 모델이기도 한 이승훈(25세)씨는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를 체험하면서 가장 한국적인 햄버거를 만들고 싶었던 바람을 13Cm에서 펼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다진 고기를 이용한 페티를 사용하지 않고 소고기불고기로 풍미를 더했다고 한다. 승훈 씨는 13Cm를 더 재밌게 이용하는 방법도 알려주었는데, 인스타그램에서 13Cm를(ID:13cmlovesyou) 팔로우하면 무료음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두 개의 농구공을 주는데 입구에 설치된 대형농구대에 골을 성공 시키면 무료음료를 받을 수 있다).13Cm’ 주인 이승훈
욜로몰에는 가게 외에 눈에 띄는 공간이 있는데 실내 곳곳에 있는 볼거리가 그것이다. 숨은그림찾기로 경품까지 탈 수도 있고 회의 등의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넓은 컨벤션홀은 욜로몰 고객이라면 누구든지 2시간 동안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 또 욜로몰 중앙에 위치한 스튜디오에서는 현재 ‘욜로몰 보이는 라디오’를 진행하고 있으며 누구든지 방송체험과 함께 실제 방송을 운영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이용료는 모든 이가 좋아하는 ‘공짜’다. 버스킹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스튜디오 앞에 마련되어 있어 가수지망생들 혹은 친구들끼리의 무대로 충분하다.
청년몰은 입점해있는 청년상인회에서 직접 관리한다. 점포는 관계기관의 지원으로 올해까지 임대료 없이 무료로 장사를 할 수 있다. 내년부터는 일정금액 임대료를 지불하는데 상인들은 비교적 저렴하여 큰 부담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욜로몰은 상가형태의 시장이므로 전체가 흥행에 성공해야한다는 부담은 피할 수 없다. 이를 위해 청년몰을 기획하여 추진하고 있는 ‘경주북부시장 청년몰조성사업단’의 역할이 강조된다.
사업단을 맡고 있는 박정호단장은 “청년몰에 입점한 상인들은 비교적 경험이 부족한 편이여서 경험 많은 전문 멘토들을 연결하여 자립에 성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 대부분의 청년상인 들이 열정에 비해 가게운영에 있어서는 서툰 점이 없지 않은 만큼 약간의 시행착오는 분명히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데 지금의 상황에 자만하거나 반대로 의기소침하지 말고 청년몰 공모에 신청하고 교육을 받았을 때의 열정과 패기를 잃지 말기를 바란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경주북부시장 청년몰조성사업단’ 단장 박정호 경주청년몰은 【전통시장 및 상점가 지원 육성 틀례법】에 의하여 시장으로 등록되어 지난 2016년 청년몰 조성사업을 공모 신청하여 선정된 결과물이다. 일정기간 임대료를 관계기관에서 지원하는 등 청년들이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때까지 사업단과 함께 지원을 한다. 그러나 이 기간후 임대료 및 마케팅 등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청년상인 들의 몫이다. 지금은 출발하는 시점이라 주목을 받고 호기심에 찾는 등의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지만 이러한 환경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것은 그들의 역할이다. 욜로몰은 현재 20여 개의 청년가게가 영업 중이다. 평일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영업하며 매주 일요일은 휴무다. 일요일 경주를 찾는 관광객이 적지 않은데 영업을 하지 않는 것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며 향후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
기자가 취재하는 동안 손님들이 북적거렸다. 조잘조잘 신기한 듯 두리번거리는 꼬마손님들과 익숙한 듯 맛집으로 향하는 단골손님들, 아이들의 손을 잡고 쇼핑하는 주부, 삼삼오오 무리지어 윈도우쇼핑을 즐기다 인형 뽑기에 도전하는 사람들, 꽈배기를 입에 물고 다니는 청소년들, 행복한 미소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향 좋은 커피를 즐기는 손님들의 좋은 표정에서 욜로몰의 미래를 보는듯했다. 다만 주거지가 밀집된 환경의 한계로 주차시설이 부족한 것은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으로 지적된다. 따라서 당분간 욜로몰 탐방은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할 것이다.
또 일부 관광객들은 벽화 앞에서 셀피를 즐기기도 한다. 한 손에 자몽쥬스를 들고 있는 부산에서 온 대학생 박윤미(22세·여)씨는 “페이스북을 보고 호기심에 왔는데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기대이상으로 재밌는 곳이 많다”며 “욜로몰에 들어오니 또 다른 경주를 만난 느낌”이라고 말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이 유행을 한 적이 있다. ‘도전한 꿈에 상처를 입었더라도 그래서 아프더라도 청춘은 이길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기자는 여기에 다음을 덧붙이고 싶다. ‘아파도 장사해야 청춘이다’, ‘일하는 청춘이 아름답고 꿈을 위해 또 도전하는 청춘이 진짜 청춘이다’라고 말이다. 경주북부상가청년몰인 욜로몰의 대박을 기원하며 모든 청년상인 들의 꿈이 거침없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이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