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학교 운동장을 관광객에게...만추(晩秋)의 서정(抒情)이 가득한 가을이다. 지난 연휴기간 경주는 밀려드는 관광객으로 대박이 났다. 천마총 인근의 편의점에서는 물품이 동나는 보기드문 현상도 있었다.반면에 교통 혼잡으로 몸살을 겪기도 했다. 80만명이라는 통계도 있고 100만명을 넘겼다는 통계도 있다. 그런데 연휴기간 교통대란 속에서 교통안내나 통제, 혹은 봉사는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시청 교통과 지도계에서는 안내요원을 배치했다고는 하나 두드러진 모습이 보이지 않았고 경찰에서는 의경이 교통시스템을 작동했다고 하지만 교통대란을 다루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와중에 가장 혼잡이 심했던 천마총 부근의 황남초등학교 운동장은 텅 비어 있었다.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왜 초등학교 운동장을 주차장으로 사용하지 않느냐는 전화를 시청과 교육청, 경찰서로 연신 해댔으나 황남초등학교 운동장은 열리지 않았다. 그 다음 주에도 마찬가지였다. 운동장 개방 문제는 전적으로 교장의 재량이다. 황남초등학교 교장은 어느 도시 시민인지 의심스럽다. 근처의 다른 초등학교도 마찬가지다. 교장이 적극 나서서 운동장을 개방하여 관광객들의 편의를 제공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운동장이 망가진다는 우려 때문이라면 그것은 사후에 경주시에서 공사 비용을 대주면 되는 일이다. 모처럼 관광 특수를 누렸으나 편의시설이 부족하면 다음을 기약할 수 없다. 편의시설 중에 가장 중요한 게 주차장이다. 경주시는 교육청 및 학교와 협의하여 학교 운동장 개방을 위해 힘써야 한다. 특히 교장의 재량이니만큼 관심과 배려를 바란다. 교회 주차장도 다르지 않다. 관광객에게 자리를 내주는 배려가 필요하다. 학교와 교회 모두 경주관광을 위해 대승적인 결심을 해 줄 것을 기대한다.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또 경주시민의 일원으로서 당부하고 싶은 말이다. 가을 관광철을 맞아 우리 시민들이 관광객을 맞을 준비부터 해야 한다. 지진으로 관광객이 줄었다가 모처럼 대박을 맞이한 만큼 지금부터는 관광객을 맞이할 준비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이 준비의 하나로 학교 운동장을 주차장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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