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벌 새밀림에 큰 불이 났다. 다른 동물들은 도망치기에 바빴다. 그런데 벌새 한 마리가 주둥이에 물을 물고 다니면서 부지런히 불을 끄고 있었다. 도망가던 코끼리가 물었다. “그래 갖고 불을 끌 수 있겠어?” 벌새가 대답했다. “몰라. 나는 단지 내가 해야할 일을 하고 있을 뿐이야.” 불이 꺼졌는지는 알 수 없다.(벌새는 320종이 있는데 작은 것은 무게가 2.8g. 탁구공 2.7g과 비슷하단다) 지난 번 서울시장에 출마하여 9명 후보자 중에서 4등을 한 녹색당 출신의 신지예(28세.여) 후보가 <중앙 joins>와의 인터뷰에서, 비록 낙선했지만 벌새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는 말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다.) 나비효과에서 예를 드는 것처럼 멕시코의 나비 한 마리 날개짓이 미국에 토네이도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이론처럼 말이다.대한항공 땅콩회항 사건으로 유명세를 탄 박찬진 사무장으로 시발된 갑질문화에 대한 국민적 성토가 대한민국 사용자와 고용자의 사회적 관계를 매우 빠른 속도로 변모시키고 있다. 불과 얼마 전에는 상상도 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우리나라가 이제 제대로 작동한다는 느낌이다. 세상이 바로 돌아가고 있다. 과거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갑질로 상처를 받았을까를 상상하면 연민을 지울 수가 없다. 6월 28일 조양호 회장이 검찰에 출석하던 날 박찬진 사무장은 피캣을 들고 서 있었다. 옛날 같으면 벌써 잘렸을 텐데. 수천년 동안 고용자는 단순 노예이던 시대에서 이제는 고용자라도 자기 일만 열심히 하면 되는 시대로 바뀌었다. 사람 사는 세상이 시작된 것이다.공자(孔子)의 제자 자로(子路)가 선생을 모시고 어느 숙소에 이르자 문지기가 물었다. “어디서 오셨소?”, “공자의 문하생들이오” 문지기가 말하기를 “시지기불가이위지자여(是知其不可而爲之者與. 논어 헌문편 41)- 아 예, 그 안되는 줄 알면서 그 일을 하는 사람 말이요?” 공자는 덕(德)의 정치가 실현 불가능한 줄 알았지만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여기고 천하를 주유했다. 다른 은자(隱者)와의 일화에서 “그렇다고 내가 새나 짐승들하고 더불어 살 수는 없다. 내가 사람의 무리와 함께 하지 않으면 누구와 함께 하겠는가?”라고 하면서.‘돌 하나 풀 한포기도 다 존재하는 의미가 있다’라는 말이 있듯이 세상에 괜히 존재하는 것은 없다고 한다. 한 생명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온 우주의 정기를 모아야 한다는 말도 있지만 주위를 살펴보면 나름대로 다 의미를 갖고 살아간다. 더 나은 삶을 위하여. 투표를 하면서. 필자가 어느 날 개업하는 통닭집에서 두 마리에 1만 2천원 하는 통닭을 사서 집으로 가다가 폐지 줍는 할머니에게 한 마리를 주었더니 할머니는 평생 통닭 처음 먹어본다며 고마워했다. 죄지은 것처럼 놀랐다. 통닭을 처음 먹어 본다니.....필자는 차를 타고 가면서 사람 군상(群像)을 유심히 살피는 버릇이 있다. 보면 불쌍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경제적으로 빈곤해 보이는 사람도 그렇거니와 1년에 한번이라도 즐거움이 있을까 하는 사람들도 많다. 혼자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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