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물러나는 게 도리(道理)다시장의 참모는 부시장과 국장급 공무원이 있다. 이들이 시장을 보좌하면서 기능별로행정을 책임지고 이끌고 있다. 그런데 이들 외에도 행정을 집행하는 기관도 있다. 별도 회계로 운영된다. 시와 의회의 통제를 받긴 해도 거의 독립된 체계에 있다. 이들은 정관에 따라 운영되지만 실질적으로는 대부분 시장이 임면한다. 시장이 자신의 정치철학을 투영하고 실행하는 방법의 주요한 요소다. 일전 어느 지역언론에서 지적한 것처럼 시 체육회 간부 교체임명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시장은 자신의 철학을 실천하기 위해서 사람을 바꾼다. 정서와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으로 사람을 바꾸는 것은 당연하다. 정서와 철학이 맞지 않는 사람과 일을 할 수는 없지 않는가? 공자(孔子)는 논어 위령편 39장에서 도부동(道不同) 불상위모(不相爲謀)라 했다. -가는 길이 맞지 않는 사람과는 일을 도모하지 말라-가는 길은 정서와 철학을 의미한다. 정서와 철학이 맞지 않는 사람과 같이 일을 할 수는 없다. 세상의 이치가 그런 게 아닌가? 시민들이 새로운 시장을 선택한 이유는 새로운 시정을 원하기 때문이었다. 새 시장이 새로운 시정을 펼치려 하는 데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 꼴불견이다. 보기 싫은 모습이라는 뜻이다. 시쳇말로 핑계로 성공한 사람은 김건모 밖에 없다. 경주시 산하 예닐곱 산하기관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시장이 바뀌었으면 스스로 조용히 물러나 주는 게 도리요 상식이라는 이치를 강조하기 위해 하는 말이다. 체육회와 장학회는 순조롭게 정리되어 모범을 보였는데 다른 기관장들과 사무국장들은 아직도 버티고 있는 모양이다. 시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이들은 모두 전입 최 시장에게 충성했고 보상 차원에서 현재의 자리를 꿰차고 있다. 전임 시장은 보따리 싸서 집에 갔는데 자기들만 남아있으면 모양새가 이상하지 않는가? 충성은 엉뚱한 데에 하고 권력과 보상은 또 엉뚱한 데서 찾으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언론이나 시민들이 걸림돌이라 한다. 임기니 전문성이니 하는 말은 모두 핑계에 불과하다. 주군(主君)이 바뀌면 따라서 신하도 바뀌는 게 세상의 도리다. 이들은 대게 전임 시장 재직시의 간부 출신들이다. 연금도 350만원 정도 받는다. 사는 데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 지금까지 6-8천정도 되는 연봉을 몇 년 동안 받았으니 누릴 것은 다 누렸다. 지방에서 그 정도 누렸으면 행운이다. 깔끔하게 물러나고 새로운 시장에게 부담을 주지 말아야 한다. 직원들도 언제쯤 물어날까 눈치를 보고 있을 것이다. 분위기를 바꿔주는 것도 업무의 효율성에 도움이 된다. 언제 물러날지 모르는 기관장을 쳐다보는 직원들도 피곤할 것이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경주시 산하 임명직 기관장들은 스스로 깔끔한 처신을 해주기 바란다. 몇 달 버텨봐야 사람만 추잡해 진다. 누릴 것 다 누렸으면 이제 고마워할 할 줄 알고 독서를 하든지 등산을 하든지 하면서 살아도 된다. 그게 꽃길이다. 핑계나 명분 만들기에 급급하지 말고 결단을 해야 한다. 사람은 때를 낭아야 한다고 하지 않던가?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