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술자리에 공무원 불러내지 마라어물전 망신은 꼴두기가 시킨다고 조직이나 단체의 명예를 손상시키거나 체면을 구기는 일은 세상사에 다반사로 있다. 한 사람의 행위가 구성원 전체의 이름을 더럽히는 사례다. 이를 두고 도매금으로 넘어간다고 한다.경주시의회 문화행정위원회 간담회를 마치고 세 명의 시의원이 모여 공무원을 불러내 제법 거나하게 술을 마시고 2차를 갔다. 그 자리에서 모 지역 청년회원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며 한잔 더 걸친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모 의원이 본인의 자켓에 들어있던 10만원이 없어졌다며 소동을 벌였다. 당연히 그 자리에 있던 청년회원들의 소행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모 의원은 파출소에 신고를 하여 경찰관들이 출동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는데 동료 의원과 공무원들의 만류로 사태는 마무리되고 모 의원이 청년회원들에게 사과를 함으로써 겨우 진정이 됐지만 이 사건을 전해들은 사람들은 시의원 전체의 자질문제를 술자리의 안주로 올리고 있다. 꼴뚜기가 어물전 망신을 시켰다고 동료 시의원들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소속 당의 국회의원도 해당 시의원을 불러 단단히 주의를 주었다고 한다.시의원들의 자질 문제는 논외로 하고 우선 시의원들이 술자리에서 공무원들을 불러내는 문제를 따져보고자 한다. 사실 시의회에서 예산을 포함하여 자료제출 요구권, 행정사무감사권이 있는 시의원과 공무원이 술집에서 만나는 자체가 부적절하다. 지역사회에서 사실 사석에서 만나면 형님, 동생으로 부르며 친화적인 분의기로 흐르는 것이야 어쩔 수 없지만 자칫 결탁의 오해를 살 여지가 충분하다. 서로 봐주기가 될 수 있다.문제는 공무원, 특히 국장급·과장급 공무원들이 얼마나 피곤하겠느냐 하는 것이다. 공무원들도 가정이 있고, 친구가 있고, 취미활동도 있을 게 뻔한데 술집에서 시의원 몇 명이 앉아서 호출하면 안 갈 수도 없는 형편이다. 때로는 시민들의 세금으로 지출되는 카드도 들고 가야 할 것이다. 전형적인 갑질 행위가 아닌가? 시의원들은 정당하게 시의회 사무실에서 공무원을 불러 업무를 논의해야 한다. 술집에 앉아서 동네 강아지 부르듯이 공무원을 불러내지 말아야 한다. 공무원들도 마찬가지다. 전화가 오면 다음 날 시청에서 만나 논의하자고 당당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그 정도 배짱이 없는지 묻고 싶다. 시의원 나리들은 술집에서 공무원 불러내지 말고 공무원들은 억지로 불려가지 말아야 한다. 몇몇 시의원은 공무원들에게 밥이나 술을 얻어먹지 않고 반대로 술이나 밥을 사주면서 품위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듣고 있다. 점잖은 시의원들이 피해를 본다. 술집이든 밥집에서든 시의원 나리들은 공무원 불러내지 말고 공무원도 그런 자리를 당당하게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