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수명 100세 시대, 은퇴 후 30년은 ‘제2의 인생’이자 ‘생존의 과제’다. 단순한 저축을 넘어 자산 구조를 재정비하고, 부부가 함께 계획하는 재테크 전략이 절실해졌다.통계청이 발표한 ‘2024 한국인 기대수명’에 따르면 남성 80.9세, 여성 86.5세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는 평균 수치일 뿐, 이미 100세까지 생존하는 고령자 수는 빠르게 증가 중이다. 은퇴 시점을 60세로 잡을 경우 최소 30~40년간 소득 없이 살아가야 한다.노후에 필요한 월 생활비는 생각보다 많다. 국민연금공단이 조사한 `은퇴자 가계 실태`에 따르면 부부 기준 월 최소생활비는 217만원, 적정 생활비는 평균 296만원 이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3,600만 원이 필요하며, 30년이면 10억 원에 육박하는 금액이다.문제는 대부분 이 금액을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4년 기준으로 국민연금 수령액은 평균 월 62만 원, 부부가 모두 연금을 받는다고 해도 약 120만 원 수준이다. 나머지는 개인 준비 몫이다.수도권에 거주하는 65세 박 씨 부부는 이 현실을 체감하며 주거 전략을 수정했다. 자녀 독립 후 기존 32평 아파트를 전세로 돌리고, 수도권 외곽 18평 빌라로 이사했다. 아파트 전세보증금 4억 원으로 금융상품에 투자해 매달 70만 원의 이자 수익을 얻고, 연금과 겸해 월 250만 원 정도를 확보했다. 여기에 부부 중 아내는 재능을 살려 구청 문화센터에서 주 2회 강의하며 소액의 강사료를 추가로 받고 있다.이처럼 노후 재테크의 핵심은 `유동성`과 `현금 흐름`이다. 부동산은 필요할 때 현금화할 수 있어야 하며, 단기·중기 금융상품을 병행해 안정적 수익을 노려야 한다. 여유가 있다면 소규모 임대 수익, 시니어 일자리 등을 활용해 월 50만~100만 원 수준의 추가 수입원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또 하나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의료비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연평균 진료비는 약 560만 원. 고령화에 따라 장기요양서비스 이용자도 급증하고 있으며, 치매, 중풍 등 만성질환 대비가 필요하다. 실손보험, 치매보험 등을 늦지 않게 점검하고, 부부 중 한 명이 간병 부담을 질 경우를 고려한 대비도 필수다.부부세대일 경우, 각자의 자산과 소득 계획을 공유하고 역할을 나누는 것도 중요하다. 한 명은 연금 수급 중심으로, 다른 한 명은 임대 수익 혹은 파트타임 일자리로 생활비의 구조를 이원화하면 위험 분산이 가능하다. 또한 사후 상속, 배우자 생존 대비 등도 고려해 보험 수익자 설정, 부동산 명의 조정 등 실무적인 절차를 함께 점검해야 한다.노후 재테크는 단지 돈을 불리는 기술이 아니라, ‘삶의 설계’다. 늦게 시작했더라도 부부가 함께 현재 자산을 분석하고, 생활 수준에 맞는 전략을 수립하면 ‘100세 생존’은 공포가 아닌 기회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현실을 직시하고, 늦지 않게 대화하고 실행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