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보문관광단지가 지정 50주년을 맞아 대규모 민간투자 유치에 나섰다. 관광진흥법 시행규칙 개정에 따라 ‘복합시설지구’가 새로 신설되면서, 국내 제1호 관광단지는 다시 한 번 대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단지 내 토지 활용의 제약을 대폭 완화하고, 민간 개발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제도적 틀을 새로 짠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기존 ‘숙박’, ‘상업’, ‘오락·휴양’ 등 시설 기능을 복합적으로 통합할 수 있게 된 점이다. 이제 한 부지 안에 호텔, 쇼핑몰, 테마파크 등을 자유롭게 조성할 수 있어 투자 유인이 크게 늘어났다. 개발이 정체돼 있던 신라밀레니엄파크 부지도 재개발 가능성이 열리며, 침체된 단지 전체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제도의 변화를 단순히 투자 확대의 수단으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 경북문화관광공사가 마련한 착공·준공 기한 설정과 이행보증금 제도, 공증 확약서 제출 의무화 등은 난개발과 투기 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민간의 창의성과 공공의 정책적 방향성을 조화시키는 균형 감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25년 APEC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있는 경주로서는, 보문관광단지의 재정립은 지역과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복합문화·비즈니스 허브로의 진화를 추진하겠다는 비전은 시대의 흐름에 부합한다. 경북도와 경주시, 그리고 문화관광공사는 이번 기회를 단순한 투자유치가 아닌 ‘질적 성장’으로 이어가야 한다.   보문관광단지 50년 역사는 단지의 외형만이 아니라, 경주라는 도시의 관광·문화적 자산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 이번 복합시설지구 전환은 과거를 넘어 미래로 가는 문을 여는 중요한 첫걸음이다. 철저한 사업자 선정과 지속가능한 개발 전략이 병행될 때, 보문은 대한민국 관광산업 르네상스의 상징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변화를 향한 이 도전이 성공적으로 결실을 맺기를 기대한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