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유치가 반드시 경주를 국제도시로 도약시키지는 않는다.”  경주, 지금 필요한 것은 행사 준비만이 아니라, APEC 이후 10년을 내다보는 장기 전략 비전을 세우는 것이다. ‘유산이 되느냐?’, ‘부담으로 남느냐?’는 경주시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달렸다.   세계가 경주를 찾는 계기와 국제도시로서의 브랜드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지만, 단지 ‘보여주는 도시’가 아닌 ‘미래를 만드는 도시’로 변모하기 위해서는 국제행사를 경험한 여러 도시의 사례를 통해 그 기회를 실제 도시 발전의 전환점으로 만경주의 가장 큰 자산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품은 역사․문화도시이자 한국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 도시란 점이다.    경주는 국제도시로서의 잠재력이 크지만 관련 기반시설과 국제행사 지원 서비스 및 다양한 콘텐츠의 부재로 단순 방문객과 내수 의존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역 GDP의 약 31%를 차지할 만큼 관광업 의존도가 높은 경주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선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의 전환과 산업 다각화 전략을 추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예컨대 전통문화와 첨단 기술이 결합한 실감형 관광 콘텐츠 개발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를 중심으로 스마트 회의도시(MICE)의 가능성 확대 및 경주의 SMR 국가산단과 인접한 주요 산업단지와의 연계를 통한 회의의 경제적 의제 발굴 및 후속 투자 유치 활성화 등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물론 APEC 이후 이 시설과 경험을 어떻게 지역 경제로 전환할지도 고민해야 한다. 이를 위해 경주시를 중심으로 민관학연의 협력과 시민참여를 통한 국제회의, 학회, 산업포럼 및 전시회 등 연중 고품격 회의도시로 전환할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그리고 경주시의 비전뿐 아니라 시민교육, 지역 산업의 글로벌화 노력이 병행되고, 이와 연계한 교통, 숙박 등 인프라 개선 및 디지털 기반의 글로벌 홍보 플랫폼 구축은 체류형 관광 수요 확대를 유도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 APEC 개최는 단 몇 주간의 일이지만, 경주시의 이미지와 경제 구조는 지속적으로 지역 발전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제는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중요하다. APEC을 계기로 세계는 경주를 기억하게 되고, APEC 이후 경주는 경제 체질의 전환과 더불어 새로운 도약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글 길종구 교수 (동국대WISE캠퍼스 융합경영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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