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최근 “4년 만의 인구 순유입 전환”을 강조하며 인구 정책 성과를 홍보하고 있다. 전입이 전출보다 많아졌다는 점만 놓고 보면 분명 긍정적인 신호처럼 보인다. 하지만 통계의 전체 흐름을 살펴보면 상황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인구 총량은 여전히 감소하고 있고, 출생보다 사망이 훨씬 많은 구조적 인구 감소 역시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주시의 주민등록 인구는 2025년 말 기준 24만4055명이다. 사회적 이동에서는 890명의 순유입이 발생했지만 자연 감소는 1600명 이상으로 나타났다. 결국 전체 인구 규모는 줄어드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전입 증가의 상당 부분이 건천읍 대규모 아파트 입주 영향으로 분석된다는 점에서 ‘순유입 전환’을 정책 성과로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단순히 한 도시의 통계 해석 문제를 넘어, 인구 감소 시대에 지방 도시가 어떤 관점으로 인구 문제를 바라봐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과도 연결된다. 이제는 “인구를 얼마나 늘릴 것인가”라는 기존의 관점 자체를 다시 생각해야 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경제학자 이철희 교수의 저서 `일할 사람이 사라진다`는 바로 이 지점을 강조한다. 그는 한국 사회가 이미 인구 감소 시대에 들어섰으며, 단순히 출산 장려 정책만으로 인구 구조를 되돌리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중요한 것은 인구 수 자체가 아니라 사회와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적정 인구’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특히 앞으로 한국 사회가 직면할 가장 큰 문제로 ‘일할 사람의 부족’을 꼽는다.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경제 성장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지역의 경쟁력은 인구 규모보다 “일할 수 있는 인구를 어떻게 유지하고 끌어들일 것인가”에 달려 있다는 의미다.   이 관점에서 보면 지방 도시의 인구 정책 역시 방향을 달리해야 한다. 단기적인 인구 증가 통계를 강조하기보다, 청년들이 머물 수 있는 일자리와 생활 기반을 만드는 것이 훨씬 중요한 과제가 된다. 일자리와 교육, 주거와 문화 환경이 갖춰질 때 비로소 사람은 머무르고 도시도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주 역시 예외가 아니다. 관광 도시라는 특성 덕분에 체류 인구는 많지만 정주 인구는 계속 줄어드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청년 유출과 고령화 심화, 산업 기반 부족 등 복합적인 문제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 시기의 인구 이동을 확대 해석하는 방식의 홍보는 현실을 정확히 진단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인구 감소는 더 이상 막을 수 없는 흐름일 가능성이 크다. 중요한 것은 감소 자체가 아니라 그 변화 속에서 도시가 어떤 경쟁력을 갖추느냐이다. 이제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느냐”보다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살 수 있는 도시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경주의 인구 정책도 그 질문에서 다시 출발할 필요가 있다. 숫자보다 구조를, 홍보보다 현실을 바라보는 인구 정책의 대전환이 요구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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