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억 쌓아두고 ‘갈등’만 증폭… ‘돈’에 멍드는 동경주 공동체맥스터 지원금 배분 놓고 민민(民民) 갈등 격화지원금 사용처 투명성 확보 위한 ‘주민재단’ 설립고민 해야...     동경주 지역이 수천억 원에 달하는 원전 지원금을 둘러싸고 깊은 몸살이 최근 선거판까지 흔들었다. 원전정책 관련의 대가로 지급된 막대한 지원금이 지역 발전과 상생의 마중물이 되기는커녕, 주민 간 불신과 반목을 조장하는 ‘갈등의 씨앗’으로 전락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팽배한 것은 이번만의 일은 아니다. 특히 이권과 결부된 민민(民民) 간의 갈등이 지역 선거판까지 번지면서 동경주 공동체의 근간마저 흔들고 있어, 오피니언 리더들의 각성과 구조적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수천억 원 쌓아두고도 표류하는 지원금… 무너진 대의기구 신뢰>현재 동경주 지역에 배정되어 쌓여있는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지원금은 약 1,8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막대한 재원임에도 불구하고 사용처를 둘러싼 이견으로 자금은 겉돌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주민 대의기구에 대한 ‘신뢰 상실’이다.최근 맥스터(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추가 건설에 따른 지원금 배분을 놓고 각 읍·면 발전협의회와 이장협의회 간의 혼선과 마찰이 극에 달하고 있다. "발전협의회를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는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면서, 매년 혹은 격년 단위로 집행되는 수백억 원대 지원금 논의는 번번이 파행을 겪고 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결국 모든 문제는 돈 때문”이라는 탄식이 흘러나오고 있으며, 이러한 반목은 갈가리 찢긴 민심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현수막 사태`가 부른 참사… 한수원도, 주민도 상처뿐인 현실>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도 한수원 역시 난처한 입장에 처해 있다. 수천억 원을 지원하고도 "도대체 한수원이 지역에 제대로 해준 것이 무엇이냐"는 일부 주민들의 거센 반감으로 인해 내부 불만은 지난해 전국적인 파장을 일으킨 ‘월성원자력본부 현수막 사태’로 폭발했다. 시내권에 걸린 자극적인 현수막들이 전국 언론을 타면서 논란이 가중됐고, 결국 월성원자력본부 수뇌부가 전격 교체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지원금을 앞세운 원자력 정책이 과연 주민들의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는지, 아니면 단순히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땜질식 처방에 불과한지 근본적인 회의감이 드는 대목이다.<현금 직접 지원이냐, 수익형 사업이냐… 딜레마에 빠진 지도자들>향후 예정된 월성 2~4호기 사용기한 연장 논의를 앞두고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견된다. 일각에서는 "보상금보다는 주민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원칙론을 고수하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어차피 연장될 것이라면 최대한 많은 지원금을 받아내자"는 현실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확보된 지원금의 집행 방식을 두고도 갑론을박이 치열 할것으로 불보듯 뻔하다. 일부 주민들은 "과거의 뼈아픈 경험을 볼 때, 단체에 맡기지 말고 주민 개개인에게 현금으로 나누자"고 주장한다. 반면, 지역 지도자들과 또 다른 주민들은 "미래 세대를 위해 1회성 현금 살포가 아닌, 안정적인 일자리와 수익을 창출하는 수익형 사업에 투자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명확한 합의점 없이 표류하는 사이 지역 사회의 피로도는 한계치에 다다랐다.<투명성 잃은 돈의 비극… `주민재단` 등 공적 관리 체계 절실>가장 뼈아픈 대목은 허술하고 비체계적인 지원금 관리가 낳은 참극들이다. 지역 내에서는 지원금 집행을 둘러싼 수십억 원대 횡령 의혹이나 낭설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이로 인한 심리적 압박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까지 발생했으며, 이러한 소문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상생을 위해 지급된 돈이 오히려 이웃을 파괴하는 흉기로 돌변한 셈이다.이제는 동경주 주민들과 지역 오피니언 리더들이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해야 할 때다. 더 이상 주먹구구식 협의체나 소수 인사에게 막대한 자금 관리를 맡겨둘 수 없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외부 전문가와 주민 대표, 지자체가 공동으로 참여해 지원금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합리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공신력 있는 ‘주민재단(가칭)’ 설립이 대안이라고 주장하는 일부세력도 존재한다.동경주의 현실은 위태롭다. 돈에 현혹되어 이웃 간의 정과 공동체의 미래를 갉아먹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투명하고 시스템화된 재단 설립 등 관리 체계의 전면적인 혁신만이 수천억 원이라는 막대한 재원이 동경주의 진정한 상생과 발전의 밑거름으로 쓰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눈앞의 이익을 넘어선 지역 지도자들의 뼈를 깎는 성찰과 주민들의 성숙한 합의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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