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와 보험업계가 보장 체계를 대폭 재편한 ‘5세대 실손의료보험’을 일제히 출시했다. 제도의 변화가 생길 때마다 시민들은 보험사에 문의를 하지만 실제 연결조차 쉽지 않을 것이다. 매달 나가는 실손보험료가 너무 올라 감당하기 힘든데, 새로 나온 5세대로 갈아타는 것이 맞느냐는 가입자들의 고심 섞인 목소리를 현장에서 고민해본다. 가입자들의 가계 경제와 노후 건강권에 미칠 영향이 상당하기에 이번 개편은 지역 사회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이번 5세대 개편의 핵심은 한마디로 `보험료 다이어트`와 `보장 합리화`이다. 과도한 의료 쇼핑과 일부 비급여 과잉 진료로 인해 전체 가입자의 보험료가 동반 상승하던 구조적 모순을 차단하겠다는 취지이다. 실제로 5세대 실손보험은 기존 4세대 대비 약 30% 저렴하며, 과거 1·2세대 초기 가입자와 비교하면 보험료가 절반 이하 수준으로 낮아진다. 예를 들어 매달 17만 원이 넘는 보험료를 내던 60대 가입자가 5세대로 전환하면 초기 3년간은 2만 원대, 이후에는 4만 원대 수준으로 고정 지출을 극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게 보험 업계의 평가이다.그러나 세상에 대가 없는 혜택은 없다. 보험료가 파격적으로 내려간 만큼, 가입자가 체감하는 보장의 범위는 크게 좁아졌다. 가장 큰 변화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를 ‘중증’과 ‘비중증’으로 엄격히 분리한 점이다. 암, 뇌혈관 질환, 심장 질환 등 생명과 직결된 중증 비급여 치료는 연간 5,000만 원 한도 내에서 든든하게 보장받고, 상급종합병원 입원 시 연간 자기부담금을 최대 500만 원으로 제한하는 안전장치도 신설되었다. 아울러 그동안 사각지대에 있던 임신·출산 관련 급여 의료비가 새롭게 보장 대상에 포함되었다.반면, 과잉 진료 논란이 많았던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비급여 주사제 등 비중증 비급여 항목은 보장이 대폭 축소되거나 제외되었다. 기존에는 본인 부담액의 20~30%만 내면 되었던 자기부담률이 50%까지 상향되었고, 외래 이용 시 최소 공제금액도 5만 원으로 크게 올랐다. 즉, 병원비가 5만 원을 넘지 않으면 실손보험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이 전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연간 보장 한도 역시 기존 5,0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줄었으며, 의료기술 재평가에서 권고하지 않음(D등급)으로 평가받은 치료는 아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그렇다면 현재 가입된 보험을 그대로 유지해야 할까?, 아니면 새로운 5세대로 전환해야 하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입자 개개인의 `의료 이용 패턴`에 따라 철저하게 계산기를 두드리는 것이 현실적이다.첫째, 병원 방문이 잦다면 기존 보험 유지가 유리하다.평소 허리나 관절 통증으로 정형외과를 자주 찾으며 도수치료 및 비급여 주사 치료를 정기적으로 받는 분들이라면 기존 보험을 유지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보험료가 다소 부담스럽더라도 실제 받는 보장 혜택이 내는 돈보다 크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2009년 9월 이전에 가입한 1세대나 초기 2세대 가입자는 자기부담금이 없거나 매우 적고, 재가입 의무도 없으므로 유지하는 편이 현명하다.둘째, 병원 이용이 적고 건강하다면 5세대 전환이 이롭다.반대로 평소 병원을 거의 찾지 않고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가입자라면 5세대 전환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할것이며, 쓰지도 않는 보장을 위해 매달 높은 갱신 보험료를 감당하는 것은 가계에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고액의 치료비가 드는 중증 질환에 대한 대비는 5세대에서도 충분히 이루어지므로 고정 지출을 줄이는 편이 이롭다. 다행히 금융당국은 전환 후 6개월 이내에 보험금을 수령하지 않았다면 다시 기존 상품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무심사 환원제도도 마련해 두고 있다.백세시대를 살아가는 주민들에게 의료비는 노후 안정성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이다. 이웃집 누군가가 갈아탔다고 해서 부화뇌동할 필요가 전혀 없다. 본인의 건강 상태와 매월 감당 가능한 재정적 여력을 차분히 따져보는 혜안이 필요한 시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