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길 위원]=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 중에서도 중국의 황하문명은 다른 곳보다 1천년 정도 늦지만BC 3천 5백년 경으로 잡아도 현재 기준으로 5천 5백년 전이다.
5천년 이상 그 넓은 대륙에서 그야말로 수많은 사람들이 사는 동안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일들이 있었을 것이다.
우주의 원자 갯수보다 많은 게 바둑의 수(數)라고 하지만 바둑의 수보다 훨씬 많은 게 인간의 삶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문명 이후 반만년 이상 그 많은 사람들이 살아 온 중국에서는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법칙 하나쯤은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법칙을 알고 인생을 살면 훨씬 수월할 것이지만 유감스럽게도 이 법칙은 없다. 사람마다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필자의 생각에는 다음 세 가지가 인생을 무난하게 살아가는 법칙이 아닐까 싶다. 인생에서 피해야 할 세 가지 덕목이다. 중국에서 나온 말인 듯은 한데 아무리 찾아봐도 출처를 알 수 없다.
아마 공자나 맹자, 노자 등 우리가 아는 성인이나 현자가 아니라 이름 없이 살다 갔지만 진짜 도인이었던 은자(隱者)이거나 혹은 시골 서당의 훈장이거나 그도 아니면 평범하게 삶을 살다간 필부(匹夫)가 남긴 말인지도 모른다. 특히 남자들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소년출세(少年出世), 중년상처(中年喪妻), 노년궁핍(老年窮乏)이라는 말이다.
소년출세는 머리가 좋아 너무 일찍 급제하여 출세하면 주변과 아래를 돌아볼 줄 몰라 기고만장하다가 오래 가지 못하고 꺽인다는 것이다.
부모의 유산을 어릴 때에 물려받은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 세월이 많이 흘러 요즘은 딱히 그렇지도 않은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머리 좋은 사람이 공부도 많이 하여 탄탄대로 인생을 이어가는 예도 많고, 요즘은 젊은 사람들이 자산관리를 잘하여 부모 유산보다 더 성공하는 예도 많으니 말이다.
그러나 주위를 둘러보면 너무 일찍 세상을 알거나 성공하여 중년에 날개가 부러진 예를 많이 본다. 절제와 자제, 겸손의 미덕이 필요한 경우다.
중년상처? 중년상부(中年喪夫)도 해당된다. 이혼도 마찬가지다. 깊이 새겨야 할 덕목이다. 가정 파탄으로 이어지기 쉽다. 부부간 존중의 미덕이 필요한 말이다.
노년궁핍이 문제다. 재물이 어디 마음대로 되던가? 사람도 마음대로 안되는데 말을 못하는 돈이 어디 마음대로 되겠는가? 노년에 궁핍하면 그야말로 비참하다.
예전에는 어렵게 자식을 키워놓으면 자식들이 봉양하거나 용돈을 주기도 했는데 요즘은 도리어 애를 키워주어야 할 형편이다. 선진국처럼 국가가 노년을 책임지면 좋을텐데 우리나라는 아직 요원하니 문제다.
요즘에는 이 세 가지 피해야 할 덕목에 하나가 더 추가되었다고 한다. 바로 ‘황혼이혼’이란다. 사회적 체면과 경제적 이유 때문에 억지로 참고 살았던 부인이 남편 퇴직하고 자식 혼사시키고 나니 남편과 함께 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래저래 한국에서 남자가 한 인생을 살아가기는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