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정보의 무서움최순실인가 하는 강남 아줌마가 국정을 농단했다고 온 국민들이 야단이다. 농단(壟斷)은 높이 솟은 언덕을 말한다.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하여 이익이나 권력을 독점하는 것을 비유한다. 맹자에 이 말의 출처가 있지만 실제로는 옛날 물물교환이 이루어지던 시절 어떤 사람이 높은 언덕에 올라 물물교환 현장을 내려보면서 하수인을 시켜 장을 쥐락펴락하던 사건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즉, 정보를 한 손에 움켜쥐고 돌아가는 형세를 마음대로 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낱말이다. 일이 돌아가는 두서, 즉 처음과 끝을 아는 사람은 당연히 상황의 전개를 조종할 수 있다. 권력이 있는 곳에는 정보가 모이게 마련이다. 정보가 있는 사람은 일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만들 수 있다. 12.12 사태로 권력을 장악한 전두환에게 모든 정보가 모였다. 당시 남산에서 주한 미 대사가 전두환에게 물었다. ‘한국의 대통령이 될 생각이요?’ 전두환이 대답했다. ‘어찌 그렇게 생각하시오?’ 대사의 대답이다. ‘현재 한국의 모든 정보가 전 장군에게 집중되고 있잖소?’ 정보가 곧 권력이다. 정보는 곧 당신의 마음을 알고 있다는 뜻이다. 자신의 마음을 남이 알고 있는 것만큼 무서운 것이 있을까? 당시만 해도 정보는 상당수 도청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었다. 두 번째가 휴민트, 즉 인적 정보였다. 권력이 있는 곳에 정보가 모이게 마련이다. 전두환은 대한민국의 모든 고급정보를 장악하고 있었다. 여러 정보 중에서도 가장 실효성 있는 정보는 남의 약점이다. 누구나 약점이 있게 마련이다. 권력의 사슬에 있는 사람들의 치명적인 약점은 돈과 여자에 대한 약점이다. 한 사람을 날려 버릴 수 있다. 특별검사로 거명되고 있는 채동욱 검찰총장이 지난 대선의 국정원 선거개입을 조사하려다가 혼외자식이라는 정보망에 걸려 하루아침에 옷을 벗지 않았던가? 정보는 그만치 무섭다. 그래서 정보를 겁내는 사람들은 속칭 대포폰을 사용한다. 최순실 씨는 박대통령에 대해 거의 모든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장점과 단점, 그리고 여성으로서의 내밀한 부분까지. 최의 힘은 여기서 나온 것이리라. 최고 권력자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은 최고 권력이나 마찬가지다. 대통령에 대한 알고 있는 모든 정보를 죽을 때까지 묻어가야 하는데도 이를 사익의 수단으로 삼은 데에서 현재와 같은 비극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박 대통령을 찍은 유권자들이 분노하고 있는 이유는 박근혜를 찍었지 최순실을 찍은 게 아니라는 분노의 표출이다. 그것이 이어져 내 자식은 죽으라고 공부해도 대학에 가기 어려운데 왜 저거들은 공부도 하지 않은데도 좋은 대학에 들어가느냐로 이어진다.  경주에서 가장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경주시장이다. 왜일까? 돈과 권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이 임면할 수 있는 자리가 수십 개나 되고 1년에 집행할 수 있는 재량 예산이 1천억에 이르기 때문이다. 다음이 유능한 정보형사 10여명을 거느리고 있는 경찰서장, 나름대로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검찰도 있다. 이들 기관은 정보를 통해 서로 견제하고 감시하기도 한다. 사적으로 고급정보를 취득할 위치에 있는 자연인도 있다. 여하튼 정보는 유익한 면도 있지만 사익을 추구하면 망신을 당하기도 한다. 그것이 정보의 속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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