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 기자] “나는 꽃피는 봄날이 좋다. 이 좋은 봄날에도 이별이나 죽음, 사랑까지도 항상 짐스러웠다. 이제 누구든 따뜻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다. 애벌레가 허물을 벗고 강물 따라 바람 따라 흘러간다. 덧없는 자유요 해탈이다” 이임수 동국대 경주캠퍼스 국문학과 교수가 정년퇴임을 앞두고 "사랑 그 한없는 집착으로부터" 시집을 내며 감회를 밝혔다. 시집은 제1부 자화상, 제2부 사랑은 강물처럼, 제3부 바람따라, 제4부 더불어 살며 등 4부로 나눠 105편에 늘 익숙한 자연, 사랑과 우정, 소소한 삶의 이야기를 실었다. 시집 말미 `마무리`에 “2월말 갑자기 대장암 판정을 받아 봄과 함께 누워 삶을 되돌아 보았다”며 조심스럽게 근황을 알리는 숭고한 고백에 마음이 뭉클해진다. `봄꿈`에서는 ‘한 남자가 꽃나무 아래 자고 있다 (경고장) 이렇게 자다가 생을 마칠 수도 있음 (묘비명)영원으로 이어진 봄날 길 떠나다.’ 암 투병 중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본 느낌을 짧은 시로 표현했다. 그래서 일까 시집 한 가운데로 고요한 마음으로 삶을 들여다 본 ‘관조’가 강물처럼 흐른다. 이 교수는 “내가 아프려고 그랬는지 이번 시집에는 이별과 죽음에 관한 시가 많아서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난 1983년부터 34년간 동국대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지역의 후학들을 지도했다. 특히 신라향가의 고향인 경주에서 향가 연구자로 독보적인 위치에서 활동한 것에 대해 “신라향가는 경주를 알아야만 연구할 수 있고 경주의 언어를 이해해야 독해가 가능한데 경주 동국대에 재직했기에 이 모든 일이 가능하였다” 고 말했다. 이임수 교수는 경주문화축제위원회 초대위원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2015년 세계한글작가대회를 앞두고 `한국의 고대시가 향가` 를 한글과 영어로 묶어 향가를 세계적으로 소개하는데도 앞장섰다. 저서로는 `려가연구(麗歌硏究)`, `월명의 삶과 예술`, `향가와 서라벌기행`, `한국 시가문학사` 등이 있고 시집으로 `수유꽃 지더니 하마 산꿩이 울고`, `구름이나 쳐다보는 하느님` (이사가시집) 등이 있다. 이임수 교수의 정년퇴임식 및 출판기념회는 오는 9일 오후 7시 경주 The-K 호텔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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