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시민원탁회의주 낙영 시장의 공약사업이었던 ‘시민원탁회의’가 10월 1일 공식적으로 첫 회의를 갖는 모양이다. 사전 모임에서 분과별 토의를 거쳐 첫 의제로 문무왕릉 활성화 방안이 채택됐다고 한다.원탁이 주는 의미는 높고 낮음이 없이 참석자 모두가 동등한 위치에서 의제를 논의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특정인의 입김이나 압력이 없이 전체 구성원의 의견을 도출해 내는 회의 시스템이라는 데에서 우선 의미가 크다. 이왕이면 시장의 의중이나 목소리 큰 사람의 의견이 반영되는 구조가 아니길 바란다. 만일 그렇다면 원탁회의의 의미가 소멸한다. 한 사람의 지혜가 아무리 뛰어나도 열 사람의 지혜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게 또한 원탁회의의 의미이기도 하다.첫 의제로 문무왕릉 활성화 방안이 채택되었다고 한다. 시민 1백여명의 지혜를 모아 방안을 찾겠다는 생각이다. 직접 민주주의의 실현이 이상적이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에 대의민주주의를 차선의 방법으로 선택하고 있는 게 오늘 날 민주주의다. 그래서 시민을 대표하는 국회도 있고 시의회도 있다. 그러나 국회와 시의회가 민주주의의 모든 것을 감당할 수는 없다. 그들에게도 이익이 있고 이해가 엇갈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입한 게 숙의 민주주의다. 때로는 시민들을 직접 모아놓고 의견을 나누는 것이다.올해 초 시민원탁회의 설치 조례안이 시의회에 상정되었을 때 의회는 이를 반대했다. 시의회에서 가결하면 되는 데 왜 굳이 회의체를 만들어 옥상옥 체제를 만드느냐는 명분이었지만 실상은 원탁회의에서 결정되거나 권고된 사안을 시의회에서 반대할 명분이 약해지면서 또 하나의 권력기관이 탄생하는 게 아니냐는 시의회의 곱지 않은 시선 때문이었다. 권력을 뺏길까 두려워 한 것이다. 시민원탁회의에서 결정된 사안을 시의회가 거부할 명분이 약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원탁회의는 수정된 안이 다시 상정되었다.어쨌거나 시민원탁회의는 시민들의 긍정적인 호응 속에 돛이 올랐고 그 첫 의제로 문무대왕릉 활성화 방안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아무쪼록 또 하나의 회의체가 아니라 원탁회의가 실질적으로 경주발전의 한 축으로 자리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