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럼신박한 조선일보‘북한 살인범 송환했다고 조선일보가 야단이다. 만일 귀순을 허락했다면 남한이 북한의 흉악범 도피처냐고 더 비판할 것이다.’ 11월 8일 필자가 페이스북에 올린 말이다. 그렇다. 선장을 비롯한 선원 16명을 차례로 죽이고 귀순의사를 밝힌 북한 선원 두 명을 우리나라가 받아들였다면 가만있을 조선일보가 아니다. 필자가 반공과 보수를 대변하며 대대로 권력과 부귀영화를 누려 온 조선일보를 싫어하는 이유 중의 하나다. 참고지만 방상훈 회장의 집은 3748평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집이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집은 2등이란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이벤트를 통하여 문 대통령 지지도를 끌어올리는 데에 탁월한 소질을 가진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을 끌어내리기 위해 희한한 기사를 쓴 조선일보 기사를 두고 탁 행정관은 “정말 조선일보는 지난 1년 내내 참으로 대단합니다. 그 ‘신박’한 해석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2018.6.30.- ‘신박’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라는 게임 이름. 속칭 WOW(와우)라는 게임에서 성기사라는 직업이 있는데 이 성기사가 바퀴벌레처럼 질긴 생명력을 가졌다고 해서 게임 플레이 하는 유저(컴퓨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성바퀴, 성박휘라고 부르다가 또 줄여서 ‘신박’으로 부르면서 신조어가 되었다. ‘신기하다, 참신하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신조어 표준어로 등록되었다. 바퀴벌레는 빙하기에 공룡이 멸종했을 때도 살아남은 몇 안 되는 동물 중의 하나다. 탁 행정관이 감탄할 정도로 조선일보는 참으로 글을 잘 쓴다. 막강한 정보력과 방대한 자료, 든든한 자본력과 탄탄한 인맥은 물론 최고로 우수한 기자(대부분 서울대 출신이다)를 보유하고 있는 조선일보는 정말 대단하다. 발행부수도 가장 많다. 논설과 기사도 정말 기가 막히게 잘 쓴다. 논리 개발도 참으로 뛰어나고 신박하다. 가장 영향력 있는 신문임에 틀림없다. 나라를 쥐락펴락했지만 지금은 방송의 위력 때문에 옛날 같지는 않다. 어이없게도 필자가 대학시절 언론사 시험 준비를 하면서 조선일보에 입사시험을 치러 갔다. 1차에 낙방한 것은 당연했지만 그 때는 몰랐다. 설사 1.2차에 붙어도 3차 면접에서 당연히 탈락한다는 것을 말이다. 조선일보 가족 중에 한 두명, 청와대와 안기부에서 미는 한 두명, 다음이 삼성과 현대에서 미는 한 두명이 최종합격한다는 사실을.... 당시 경북대를 우수하게 졸업하고 매일신문에서 기자로 근무하던 어느 선배가 다시 시험을 쳐서 조선일보 광고부에 들어갔는데 경북대에서 화제가 됐을 정도였을 정도로 조선일보는 정말 엘리트들의 집합소다. 고관대작들이 장자연과 함께 놀 때 그 중에 한 사람이 전직 조선일보 기자였다는 것을 보면 조선일보의 위상을 알 수 있다. 현직 기자가 아닌데도 말이다. 그 기자의 부인이 검사이기는 했지만. 필자는 이념상 조선일보를 싫어하지만 좋아하는 기사가 있다. 바로 ‘최보식이 만난 사람’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조용헌 칼럼’이다. 최보식은 채동욱 전검찰총장의 내연녀 아들 기사로 나라를 뒤집어 놓기도 했지만, 죽음에 대하여 김여환 전 경주시보건소장과의 인터뷰 기사를 감명 깊게 읽은 적이 있다. 김여환 전 소장이 대구 호스피스 병동에 근무할 당시였다. 김지수 문화전문기자는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인물을 만나 인터뷰를 하기도 하지만 한국의 유명인물 인터뷰 기사도 인기가 있다. 최근에는 양말 장사하는 전 축구선수 이영표와 이어령 전 장관 기사가 인기를 끌었다. 매주 연재된다. 강호(江湖)의 고수라는 조용헌 살롱은 매우 흥미롭지만 과학적 사실과 거리가 멀 때도 있다. 조용헌 씨가 경주 최부자 댁 종손과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데 노자(路資)에 보태 쓰라며 돈봉투를 건네주기에 굳이 안 받겠다고 했더니 가문의 전통이라는 말에 거절할 수 없이 받았는데 30만원이 들어있더라는 이야기를 조용헌 씨가 쓴 다른 글에서 본 적이 있다. 이 외에도 박종인 여행문화 전문기자의 박식함은 그저 놀라울 정도다. 박 기자의 <땅의 역사>는 TV조선에서 볼 수 있지만 정규방송 외에는 유료방송이다.<김지수의 인터스텔라> 11.9일 기사를 감명 깊게 읽었다. <총·균·쇠>라는 책으로 퓰리쳐 상을 받으면서 세계적인 석학으로 떠오른 제레드 다이아몬드와의 인터뷰 기가다. 제목이 <이혼도 국가도 근본은 같아...비교하면 답이 나온다>라는 제하의 기사다. 동서양 문명의 역사를 비교분석하여 세계적인 인물로 떠오른 인물이다. -부처는 분별하지 말라 했는데....분별과 비교는 좀 다르지만....-새로 나온 책 <대변동>을 소개하기 위해서 한국에 온 모양이다. <사피엔스>를 쓴 유발 하라리는 <총·균·쇠>의 영향으로 <사피엔스>를 썼다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있고,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의 저자이자 현존 최고의 심리학자인 스티븐 핑거와는 별장에서 부부간에 만나지만 학문이 아니라 그저 일상적인 대화만 한다고 한다. 미국 MIT의 노엄 촘스키와 <만들어진 신>의 저자 리차드 도킨스와 함께 현재 세계적 사조를 이끌고 있는 학자들이다.-비교하면 개인의 위기도 지혜롭게 풀 수 있나요?“물론이죠. 위기 상황에서는 항상 비교해야 해요. 나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파악해야죠. 비슷한 처지의 여러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세요. 지금의 아내 마리와 결혼 전에 나는 이혼의 아픔을 겪었어요. 당시에 친구 5명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 이미 깨진 친구, 회복된 친구, 위기를 겪고 있는 친구, 그들을 통해 여러 샘플을 보고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마지막으로 선생처럼 글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첫째 데이터를 취합해서 쉽고 간략하게 정리해야 해요. 둘째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아야죠. 셋째 에너지가 많고 우울증이 없고 건강하며 저녁이 행복해야 합니다(웃음).”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다. 특히 저녁이 행복한 게 가장 어렵다. 행복한 지 불행한 지도 잘 모르겠다. 대부분 술에 취해서 자다보니....고전 번역가 고미숙 씨가 몇 해 전에 서라벌문화회관에서 ‘화백포럼’ 강의 중에 했던 말이 생각난다. “술 취해서 자는 게 자는 겁니까? 기절한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