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럼대뇌유사 이래 여기까지 온 문명과 문화 등 인간 총체의 모습은 대뇌의 활동이라고 필자는 단정 짓는다. 세상의 모든 만물은 모두 대뇌 활동의 산물이라는 뜻이다. 사회도 국가도 신(神)마찬가지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모든 물품, 우주공간을 날아가고 있는 우주선, 우리의 가치관, 신에 대한 경배 등 인류의 모든 것은 대뇌활동의 결과라고 필자는 믿고 있다. 인간의 대뇌와 자연(自然)의 현상의 결합이 오늘날의 우리 모습이다. 신(神)도 다르지 않다. 문명이 발생하기 전 현생인류는 수만 년 동안 자연에 있는 물질이나 현상을 신으로 숭배해 왔다. 바위나 나무, 그리고 번개나 불, 조상 등이다. 인류가 가장 많이 신으로 경배한 물질은 물론 태양이었다. 자연은 인류의 관찰과 과학에 의해 점차 실체가 드러나면서 샤머니즘의 대상에서 그냥 물질로 격하되었다. 무지개와 번개 등이다. 무지개는 항상 태양의 반대편에서만 뜬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오래지 않다. 번개의 발생도 전기의 충돌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숭배의 대상에서 빠졌다. 기원전 5백년 경에야 인류는 자연과 사회에 대한 제대로 된 연구를 시작했다. 당시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먹이를 두고 치열한 싸움이 전개될 시기였다. 자원은 한정되어 있는데 먹고 살아야 할 인구는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2천 5백년 전이다. 이 때부터 바야흐로 학자들과 성인이 출현하기 시작했다. 목적은 딱 두 개, 하나는 어떻게 하면 인간이 싸우지 않고 평화롭게 살 수 있는가 하는 것과, 억울하거나 허망하게 죽으면 그 뿐일까? 다음 세상은 없을까 하는 궁금증 내지 의문이었다. 그러다가 기원전 5백년 경에 인더스강 유역 인도에서는 석가모니라는 걸출한 사상가가 등장했다. 당시 나라는 서로 싸우느라 백성들의 삶은 도탄에 빠져 있었다. 생로병사의 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하면서 아비규환처럼 다투는 인간 군상들을 보고는 인간사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없는가 목숨을 걸고 고민한 끝에 고집멸도(苦集滅道)와 사성제(四聖諦)를 제시했다. 모든 문제는 ‘나’라는 자신에게 있다며 결국에는 공(空)하니 탐진치(貪瞋癡)를 버리라고 가르쳤다. 석가는 무엇을 외쳤는가? 모든 것은 종국적으로 허상(虛像)이니 평화로운 세상을 위하여 탐욕을 버려야 한다고 가르쳤다. 부처가 바란 것은 서로 사랑하고 배려하는 평화로운 세상이었다. 석가는 50여년 가르침을 하다가 식중독으로 세상을 떠났다. 83세였다.부처보다 백년 쯤 후에 중국에서 황하강 유역에서는 공자라는 걸출한 인물이 등장했다. 당시에도 각 나라는 백성들의 삶은 외면한 채 군주들이 천하의 패권을 놓고 2백년 넘게 싸우고 있었다. 공자 역시 평화로운 세상을 위하여 13년 동안 천하를 주유하며 군주들을 만나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이치를 가르쳤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결국은 고향으로 돌아와 다음 세상을 이끌어 갈 제자들을 가르치며 평화로운 시대가 오기를 꿈꿨다. 공자의 꿈은 단 하나, 부처의 가르침처럼 인간들이 다투지 않고 평화롭게 사는 것이었다. 그 방법으로 공자는 군주는 덕(德)으로 올바른 정치를 하고, 백성들은 예와 교육을 통하여 서로 배려하는 공동체 건설을 목표로 삼았다. 다른 뭐가 있겠는가? 공자는 73살에 자기 집에서 제자들에 둘러싸여 “태산이 무너지는가? 대들보가 무너지는가?”라며 못다 이룬 꿈을 아쉬워하며 세상을 하직했다. 공자 뒤 5백년쯤 지나 중동에서는 나사렛 예수가 출현하여 인간은 모두 평등하며, “네 이웃과 원수를 사랑하라.”, “가난한 사람들아, 너희는 행복하다. 하나님의 나라가 너희의 것이다.”라며 가난한 자, 여성, 병든 자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었다. 예수 역시 이웃을 사랑하고, 심지어 원수까지 사랑하라고 가르쳤다. 그러면 이 세상의 창조주 하나님으로부터 구원을 받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예수는 자신을 시기한 동족들에 의해 “ 아버지 하나님, 나를 버리시나이까?”라는 말로 34살에 하직했다. 부활하여 40일 동안 세상에 머물렀다고 성경에 전하고 있다.비슷한 시기에 그리스에서는 물질에 대한 연구와 함께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며, 국가경영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학자들의 탐구가 활발했다. 당연히 물질은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가가 가장 궁금했다. 어떤 이는 물이라 했고, 어떤 이는 불, 혹은 공기라고 했다. 원자라는 학자도 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BC384∼322)라는 인류 최고의 천재는 원래 동물해부학이 전공이었는데도 철학, 정치학, 시학, 천체학 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최고의 학자이자 사상가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물질의 기원은 지수화풍(地水火風)이 냉온건습(冷溫乾濕) 작용과 함께 어우러진 것이라고 했다. 예수보다 4백년 가까이나 먼저 태어났으니 예수가 말한 신 즉, 하나님은 몰랐지만 막연하지만 세상을 창조한 신이 존재할 것이라고 하여 훗날 전 세계로 퍼진 기독교 사상의 이론적 근거가 되었다. 덕분에 문명사 5천년 중에서 중세 천 년은 기독교가 지배하는 세상이 되기도 했다. 부처와 예수는 여성을 존중했으나 공자와 아리스토텔레스는 여성을 혐오하거나 무시했다.그 외 각 지역마다, 각 사람마다 별별 희한한 종교가 많다. 우주는 영하 270도에다 공기 자체가 없는데도 죽으면 육신으로 부활하여 영생을 누린다며, 이승에서 가진 재산 아무 소용이 없으니 성전으로 가져오라는 종교집단도 부지기수다. 복을 나눠줄테니 돈을 갖고 와서 기도하라는 종교도 많고, 미래를 알 수 있으니 돈을 갖고 오라는 무속인도 많다. 어떤 종교는 죽은 사람의 제사를 지내주면 복을 받는다고도 한다. 천도제를 통해 죽은 사람을 좋은 곳에 보내준다고 하다가 돈이 급한지 요즘은 살아있는 사람에게 죽기 전에 미리 제사를 지내라고도 한다. 국민 세금으로 먹고 사는 정치인들은 서로 자기편이 되라고 감언이설을 늘어놓고 있는데 이에 부화뇌동 하는 사람들도 많다. 세상은 정말 희한하다.필자는 이 모든 것이 인간의 대뇌활동의 산물이라고 믿는다. 물질도 신(神)도 모두 인간이 만든 것이라고 말이다. 필자는 무신론자다. 그런데 필자 역시 사람이 죽으면 일정기간 영혼으로 떠돌아다닌다고 믿는 것을 보면 희한하기는 마찬가지다. 동양에서는 보통 백년으로 보고 4대 봉송을 했다. 조상귀신이 백년 정도 구천에 떠돌다가 사라진다고 믿었다. 귀신도 수명이 있는 것이다. 나는 천국이나 극락 대신에 사람마다 근기와 영적 공부에 따라 영혼으로 존재하는 기간과 역량이 다를 수 있다고 믿는다. 무신론자이면서도 부처나 공자, 예수는 위대한 정신이 아직까지 세상에 남아 우주와 세상을 주관하는지가 궁금하기는 하다. 세상은 재미도 있고, 희한하고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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