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럼왜 그렇게 사냐?‘75세의 아마츄어 사진작가다. 6월 말에 서울 삼성동의 NH투자증권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다. 이후 여의도의 NH투자증권 본사 앞에서 피켓을 들었다. 최근에는 서초동의 서울중앙지검 앞에서도 시위했다. 한여름의 뙤약볕 아래에서도 나홀로 항의를 멈추지 않았다.“지난해 6월에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났다. 국영기업에 다닌 사람인데 평생 외식을 모르고 살았다. 한우를 사먹은 적이 없다. 남편 증권계좌에 5억원이 넘는 돈이 있었다. 내가 그 돈을 갖고 있던 차에 PB가 펀드를 권했다. 국·공채에 투자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 말이 맞는다면 나라가 망하지 않는 한 돈을 잃을 것이 없는 것이었다. 5억원을 거기에 넣었다. 6월 18일이 만기였는데 바로 전날 NH에서 전화가 왔다. 옵티머스에서 환매가 중단돼 돈을 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바로 지점으로 달려갔다.” 유씨는 “평생을 악착같이 산 남편한테 미안해서 도저히 집에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고 1인 시위에 나선 까닭을 말한다. 딸과 둘째 아들에게는 옵티머스 펀드 피해를 이야기했지만 큰 아들한테는 아직 말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NH투자증권) 본사 주차장 입구에서 주로 시위를 했다. 거기 높은 사람들이 부끄러운 줄 알라는 뜻이다.”고 말했다.옵티머스 사건이 언론에 터지기 시작한 2020년 10월 19일 중앙일보 25면에 난 기사다. 중앙일보는 옵티머스 사건 피해자의 억울함을 들어 정부에 무슨 잘못이 있지 않는가 하는 의도로 기사를 썼지만 나는 생각이 다르다. 나는 내심 “할마시, 꼬라지 좋다.”며 쾌재를 불렀다. 물론 할마시 개인에게는 유감이지만. 국영기업에서 퇴직한 남편의 연봉은 1억 정도, 30년 근무했으면 30억을 벌었다. 아마 생활비와 2남 1녀 교육비(국영기업에서는 등록금은 기업에서 준다)에 쓰고 남은 돈 15억원으로 아파트 하나를 장만했을 것이다. 5억이 넘는 돈은 퇴직금이라고 치자. 조목조목 따져보자. 첫째, 평생 외식 한번 안하고, 한우 한번 먹어보지 않았다고? 연봉 1억이나 받으면서. 그렇다면 식당과 한우 고깃집은 뭐 먹고 사나? 보아하니 술도 안 마신 것 같은데 하고많은 술집은 또 뭐먹고 사나? 서로 돕고 살아야지. 직장에서 회식하거나 접대 받을 때에는 한우고기 먹었겠지. 나는 저런 사람 많이 봤다. 자기 돈 내고 고기 안 사먹는 사람은 모임에서 회비내고 먹는 자리에서는 아귀처럼 처먹는 경우 말이다. 동창회는 나갔나 모르겠네. 나는 저런 스타일 남자 싫다. 아니 경멸한다. 추석 때 TV에서 나훈아가 그러더구먼. “남자가 말이야 술도 마시면서 친구들과 쓸데없는 소리도 하며 살아야지.” 그게 인간적이라고. 국민 세금으로 월급을 받으면서 국민에게는 한 푼도 돌려주지 않았다는 것과 뭐가 다르나? 남편은 인색한 정도가 아니라 국민 등쳐먹은 게 아닌가?둘째, 일흔 다섯 나이에 시위를 한다고? 나이가 문제가 아니지만 이런 할마시는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평생 단 한 번도 시위에 참가하지 않았을 게 뻔하다. 노동자 김용균이 벨트에 끼어 허리가 잘리는 사고가 났을 때도 가슴 아파 하지 않았을 것도 뻔하다. 세월호 학생들이 바다에 빠져 죽었을 때 어느 국회의원이 한 말처럼 “학생들이 불국사에나 가지 왜 배를 타고 제주도에 가느냐.”라고 남의 일처럼 핀잔을 했을 것도 뻔하다.셋째, 욕심이 과했다. TV도 안보나? 국·공채 이자율이 매일 발표되더구먼. 국·공채 이자율 1% 정도다. 원금 보장하면서 2.8% 이자를 준다는 펀드 자체가 이상하지 않나? 돈 욕심이 화를 불러일으킨 거지.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이율은 새마을금고와 농협 출자금으로 연 2% 정도의 배당금을 주고 있다. 그것도 5천만원 한도 내에서. 여유자금으로 높은 이자를 받으려고 하다가 금융사기 당한거지. 시위는 무슨 시위, 욕심 부리다가 사기에 넘어간 거지. 정작 가장 속 타는 사람은 2남 1녀 자식들이다. 가만있으면 모두 상속받을 텐데 말이다.수많은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피를 흘릴 때, 약한 사람들이 강자에 의해 죽임을 당할 때는 가만히 있던 할마시가 자기 돈 사기 당했다고 일흔 다섯 나이에 시위한다고? 광화문 집회라도 상관없다. 나라와 시회가 어려울 때는 침묵하다가 자기 돈 사기 당했다고 시위한다고? 꼴좋다. 죽은 남편과 자식들에게 미안함을 덜기 위해서라도 시위를 하는 모양인데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이해는 되지만 납득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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