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 한 그릇] 어버이날 젊은 남녀가 점심시간 즈음 경주 용강동 소재 중국집 장첸을 찾았다. 그 시간 식당에선 5~6명의 어르신들이 짜장면을 먹고 있었다. 이날은 장첸이 주관하고 용강동 청년회가 후원하여 어버이날 65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는 날이었다. 두 젊은 남녀는 금새 분위기를 감지한 듯 그대로 일어나 나가려는데 한 청년회원이 외쳤다. “괜찮습니다. 그냥 한 그릇 드시고 가세요.” 했지만 그 남녀는 그대로 나가면서 “다음에 올게요”하는데 한 청년회원이 또 한마디를 한다. “주위에 어르신 있으시면 식사하러 오시라고 알려주세요.”라는 소리를 듣는 순간 짜장면을 먹고 있던 내 마음에 뭉클한 감정이 올라와 나도 모르게 눈물을 훔쳤다. ‘이 메마른 세상에 이런 아름다운 청년들이 있구나’ 나도 모르게 고마운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건 어찌할 수 가 없었다. 순간, 일본작가 구리료헤이 다케모도 고 스노 키가 쓴 유명한 소설 우동 한 그릇이 생각났다. 일본 북해정 음식점을 소재로 한 이 소설은 지금도 매년 연말에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는 유명한 소설이다. 식당 주인 부부가 가난한 모자에게 돈이 모자라서 우동 세 그릇을 사가지 못하는 딱한 사정을 보면서 가난한 모자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우동을 듬뿍 주는 내용인데 매년 연말이 되면 이 세 모자를 기다리는 주인 부부의 마음을 그리는 소설로서 훗날 이 어린아이들이 훌쩍 커서 성공한 사람이 되어 이 식당을 다시 찾아오는 일본의 유명한 소설이다. 나는 짜장면 한 그릇을 비우고 청년들에게 다가갔다. 언제부터 이 일을 시작했느냐 물었더니 금년이 처음이란다. 장첸 사장님이 주관하시고 용강동 청년회가 후원을 하여 올래 처음으로 시작했단다.  사실 나는 그 전달 이 부근을 지나면서 “어버이날 어르신 무료 짜장면 제공”이라는 현수막을 보고 면을 좋아하는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내일 짜장면 먹으러 이곳을 와야겠다고 생각하면서 휴대폰으로 현수막을 촬영했었다. 오늘 이곳에 들리면서 장첸 사장님 명함을 먼저 요구하여 카카오톡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릴 예정이었다. 그런데 청년회 7~8명이 봉사활동하는 것을 보면서 근래 보기 드문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모습은 나만 공유하는 것이 안타까워서 이 지면을 통하여 세상에 알리고 싶어졌다.  이 행사는 오전 11시부터 진행되어 오후 3시까지 많은 어르신들이 이곳을 다녀갔으리라 짐작된다. 나는 오늘 짜장면 한 그릇을 먹은 게 아니라 이 장첸 사장님과 용강동 청년회 회원들의 따스한 마음을 함께 먹고 나니 내 인생 가장 행복한 점심 한 끼였다는 기분이 든다.암튼, 이렇게 삭막한 세상에 용강동 청년회처럼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청년들이 우리 주위에 있다는데 참으로 자랑스럽다. 이 행사가 금년 한 해뿐만 아니라 매년 계속 이어져서 우동 한 그릇처럼 아름다운 미담으로 영원히 지속 되기길 바라는 마음이다.이날 수고한 장첸 사장님과 용강동 청년회원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면서 “주위에 어르신 있으시면 식사하러 오시라고 알려주세요.”라고 외치던 청년회원의 목소리가 아직도 내 마음에 심금을 울린다.경주시민신문 이사 박 원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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