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과 경주시가 손잡고 추진하는 ‘복합도서관 건립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지난 14일 양 기관이 체결한 업무협약은 단순한 건물 하나를 짓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는 지역사회에 문화와 교육, 소통과 성장이 어우러진 ‘지식 플랫폼’을 선물하겠다는 선언이자, 기업과 지자체가 함께 미래를 설계하는 모범 사례다.
이번 복합도서관은 황성동 일원에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1만1,108㎡ 규모로 조성되며, 총사업비 787억 원 전액을 한국수력원자력이 부담한다. 이는 한수원의 본사 경주 이전에 따른 지역 상생 기여 차원에서 추진되는 대표적 지원사업으로, 그 상징성과 파급력은 매우 크다.
특히 당초 검토되던 자율형 사립고 설립이 정책적 제약으로 무산된 가운데, 그 대안으로 제시된 복합도서관이 실현되면서, 지역 교육과 문화의 수준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이 아닌, 문화 프로그램과 체험 활동, 지역 커뮤니티를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된다는 점에서 더욱 기대를 모은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올해 설계 공모와 실시설계를 마친 후, 2026년 착공, 2028년 말 준공이라는 구체적 로드맵도 제시됐다. 이러한 속도감 있는 추진은 단순한 상징성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지역 문화 자산으로 조속히 자리매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수원의 전폭적인 예산 지원과 경주시의 적극적인 행정협력은 기업과 지자체 간 상생의 교과서로 기록될 만하다. 특히 시민 모두가 자유롭게 이용하고, 지역 학생과 청년, 가족 단위 방문객까지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기능할 때, 이 도서관은 단순한 건물을 넘어 경주의 새로운 문화적 랜드마크로 자리할 것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콘텐츠와 운영이다.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지속 가능한 운영체계 구축을 위해, 시민의 의견이 반영된 기획과 서비스가 필요하다. 복합도서관이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지역 문화 르네상스를 여는 거점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