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 기자]<공공·민간·공동체가 함께 만드는 감동의 문화유산 무대>
신라 천년의 숨결이 깃든 경주 서악마을이 찬란히 피어난 작약꽃과 예술의 선율로 물들고 있다. 문화유산, 자연, 예술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2025 서악마을 작약음악회’는 신라문화원과 경주고택이 주관하고, 공공과 민간, 지역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 가는 복합문화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매년 5월 서악동 삼층석탑 앞 꽃밭에서 펼쳐지는 이 음악회는, 관람객들에게 자연과 문화유산이 살아 숨 쉬는 특별한 감동을 선사한다.지난 10일(토)과 11일(일)의 무대는 이미 많은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으며, 오는 17일(토)과 18일(일)에도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이어지며 문화유산 속에서 특별한 문화 체험을 선사할 예정이다.작약꽃이 만개한 역사적 공간에서 울려 퍼지는 국악, 클래식, 무용, 뮤지컬의 대표곡들은 단순한 공연의 차원을 넘어, 자연과 문화유산 그리고 관람객을 이어주는 새로운 문화의 장을 열어가고 있다.서악마을에서 펼쳐지는 음악회는 문화유산을 배경으로 예술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며, 관람객들에게 전통과 현대가 교차하는 독특한 감동을 전달한다. 이 공연들은 단순히 예술적 향유의 시간을 넘어서, 지역 공동체와 문화유산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을 심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문화유산, 자연, 공동체가 함께 가꾼 서악마을>서악마을 작약음악회의 무대가 되는 서악동 삼층석탑 일대는 단지 공연 장소에 머물지 않는다. 이곳은 ‘문화유산 활용이 곧 보존’이라는 철학 아래, 지난 10여 년간 신라문화원과 다양한 주체들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가꾸어 온 공간이다.신라문화원은 2010년 서악서원을 고택숙박 체험 공간으로 활용하며 서악마을 가꾸기를 본격화했다. 이후 2016년에는 구절초, 2018년에는 작약을 심어 유적지를 꽃으로 가꾸는 활동을 전개해 왔다. 처음에는 10평 규모의 유적지 정비에서 출발했으나, 이 작은 시도가 유적 주변 환경의 단계적 확장과 정비로 이어지며, 현재는 약 1,000평에 달하는 넓은 범위로 그 가치가 확장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이러한 노력은 단순한 조경사업이 아니라, ‘문화유산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환경 조성’이라는 새로운 문화유산 활용 모델을 제시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민간 주도, 공공 지원, 주민 정성이 함께 만든 변화>서악마을의 변화는 어느 한 주체의 단독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민간이 주도하고, 공공이 지원하며, 기업과 지역 주민이 함께 힘을 모아 만들어 낸 성과이다.
신라문화원이 중심이 되어 서악마을 가꾸기를 지속적으로 추진한 가운데, 국가유산청과 경상북도는 ‘경북남부문화유산돌봄센터’를 통해 경관 정비와 환경 개선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경주시는 관련 예산 확보와 행정적 협조를 통해 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 그리고 관람 환경 개선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민간 기업의 참여도 눈에 띈다. KT&G는 2017~2018년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폐건물 철거, 담장 정비, 지붕 및 담장 도색 등을 통해 마을 경관 개선에 기여했다. 2025년부터는 신협중앙회가 지역특화사업의 일환으로 전선 등 케이블 지중화 사업을 지원하며, 서악마을이 문화유산과 조화를 이루는 품격있는 마을로 거듭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을 주민들의 지속적인 협력이다. 주민들은 마을 가꾸기 활동에 적극 참여하며, 음악회 등 다양한 행사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이러한 공동의 노력은 마을의 아름다움을 더하고, 공동체의 결속력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매년 열리는 폐사지 연등달기 행사에서 얻은 수익금은 마을 경로잔치와 환경 정비에 사용되며, 문화유산을 통해 마을이 혜택을 누리는 ‘문화유산으로 덕 본 마을’의 실천적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서악마을, 경주의 5월을 대표하는 명소로>서악마을은 그 아름다움과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경주시청은 서악동 삼층석탑과 작약꽃밭을 2025년 5월, ‘청량함 한도 초과, 5월 경주’라는 주제로 경주시 홈페이지에서 이달의 추천 여행지로 소개했다. “탐스럽게 피어오른 작약꽃이 삼층석탑과 고분군, 도봉서당의 한옥 지붕과 어우러지는 공간”이라는 소개처럼, 서악마을은 고택과 석탑, 꽃과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경주의 숨은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신라문화원, 지역 문화유산의 미래를 함께 그리다>신라문화원은 앞으로도 서악마을을 비롯한 지역의 문화유산을 일상 속 삶의 공간으로 되살리는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진병길 원장은 “서악마을은 과거의 유산이 현재의 삶과 만나는 살아 있는 공간”이라며, “앞으로도 공공기관, 민간 후원자, 지역 주민과 함께 지속 가능한 문화유산 보존과 공동체 활성화 모델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