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월성원자력본부의 ‘부적절한 홍보 현수막’ 사태가 단순한 표현 실수로 끝나지 않고 있다. 국무총리의 공개 지적 이후 공식 사과가 이어졌지만, 실무자 징계로 사안을 마무리하려는 흐름이 포착되어 동경주권 시민들이 ‘꼬리 자르기’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월성본부 인접지역 지도자들은 “시민을 두 번 모욕했다”며 엄정한 책임 규명을 요구하고 월성본부 지도부 전면교체를 요구 했다.“벚꽃 마라톤 때 월성본부가 무료로 주는 국수도 맛있게 먹었잖아.”이 한 문장이 경주시 전체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월성원자력본부가 시내 곳곳에 내건 현수막 문구는 시민의 자존심을 건드렸고, 지역 여론은 순식간에 격앙됐다. 결국 국무총리가 SNS를 통해 직접 사태를 지적했고, 월성본부는 버티다 결국 한수원 본사에서 진화를 나서는 초유의 사태로 번졌다.사건의 발단은 지난 9월 중순, 월성본부 대외협력처에서 시내권 12곳에 설치한 부적절한 홍보 현수막에서 비롯됐다. 파문이 커지자 현수막을 모두 철거하고, 뒤늦게 지역 정치권 및 시민사회에 해명에 나섰고 전대욱 한수원 사장 직무대행이 경주상공회의소에서 공식 사과를 발표하는 데 이르렀다.하지만 이 같은 사과는 시민들에게 오히려 또 다른 실망을 안겼다. 지역 언론과 단체들은 “총리 지적이 있은 뒤에야 사과에 나선 것은 진정성이 없는 늑장 대응”이라고 지적하며, 공공기관의 위기 대응 감각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한 전대욱 직무대행과 사과에 이어 현재 감사중에 있어 징계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겼다. 이제 일부에서는 곧 ‘꼬리 자르기’ 수순으로 마무리 할것으로 추측성 비난이 이어졌다.그런 가운데, 국무총리실 감찰과 한수원 자체 감사가 동시에 진행되는 과정에서 일부 감사 내용이 외부로 유출되면서 또다시 지역 여론이 들끓고 있다. 특히 ‘해당 부서 차장 1명에 대한 징계로 사안을 마무리할 예정’이라는 내부 정보가 흘러나오자, 지역 원전 관련 사회단체과 인접지역 지도자들은 “직원을 제물로 삼고 내부 정리를 끝내려 한다”며 격렬히 반발하고 있다.동경주 3개 읍면 해당 지역 발전협의회 회장은 “공기업이 시민의 분노를 실무자 한 명에게 떠넘기며 대충 넘어가려 한다면, 우리는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며 “단순 해프닝이 아닌 시스템적 문제이자 조직적 무책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한수원 자체에서는 책임자를 명확히 밝히고 징계를 투명하게 할 것을 요구 했고, 월성본부 지도부 전원 교체 카드를 제시해 향후 감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만일 이를 이행 하지 않을 경주 시내권과 연대하여 강경한 대응을 예고했다.한수원 언론홍보실 관계자는 “현재 감사실에서 감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기 어렵다”고 밝히고 있지만, 지역사회는 이미 공기업의 신뢰 회복 의지를 의심하고 있다. 특히 시민단체들은 “이번 사태는 원전 운영 공기업이 시민과의 관계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며, 한수원이 진정한 반성과 구조적 개선을 하지 않는 한 향후 지역 수용성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에너지 정책의 갈림길에서, 원전 운영 주체인 공공기관이 보여준 시혜적 시선과 무감각한 대응은 단순 실수 이상의 문제로 남았다. “국수 한 그릇”으로 시민을 무마하려 한 그릇된 인식, 그리고 그 실수를 조직 내부에서만 ‘관리’하려는 움직임은 결국 지역사회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시민은 이제 두 번 울고 있다. 한 번은 모욕적 표현에, 또 한 번은 책임 회피에. 이 사안이 단순히 실무자 한 명의 징계로 끝나선 안 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