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에 발족한 ‘경주시의정포럼(이하 의정포럼)’이 오는 26일 서라벌문화회관에서 ‘경주의 미래, 함께 열어가는 내일’이라는 주제로 정책포럼을 개최한다고 예고한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지역사회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가장 먼저 제기되는 문제는 단체의 정체성과 명칭 혼선이다. 이는 발족당시에도 혼선으로 지역사회의 지적이 있었다. 전직 경주시의원들로만 결성된 임의 자생단체인 의정포럼은, 경주시 조례에 근거해 전·현직 시의원으로 구성된 공식 단체인 ‘경주시의정회’와 매우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주시의정회 측은 해당 단체와 무관함을 강조하며 강한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더 큰 문제는 이번 정책포럼에서 다루려는 의제들의 무게감과 그 의도에 있다. 주최 측은 한수원 본사 도심 이전 대책과 경주역사 부지로의 시청 이전 논의 등 지역사회의 폭발성이 강한 사안들을 의제로 채택했다.한수원 본사 도심 이전 문제는 선거철마다 단골 메뉴로 등장하지만, 문무대왕면 주민들의 절대적인 반대가 존재하며 한수원 측에서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 사안이다. 경주역사 부지 시청 이전 역시 천문학적인 예산 확보와 부지 발굴, 시민사회의 폭넓은 수용성이 전제되어야 하는 중장기적 과제로 경주시정조차 쉽게 다룰 수 없는 메가톤급 현안들을 선거가 끝난 직후 돌연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것이다.이에 대해 다수의 시민 및 사회단체에서는 이번 행사를 두고 순수한 경주발전의 목적이 아닌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의도가 내포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으며, 지역 발전을 위한 순수한 정책 제안이라기보다는, 섣부른 의제 설정으로 지역 간, 주민 간의 민민(民民) 갈등만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행사 규모와 예산 출처를 둘러싼 의문도 증폭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형 행사 위주로 대관이 이루어지는 서라벌문화회관을 행사장으로 해서 유명 트로트 가수까지 초청하는 등 적지 않은 예산이 수반되는 행사를 임의 성격의 단체가 어떤 방법으로 행사비용을 충당 했는지에 대해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이에 의정포럼 관계자는 " 현재 경주 상황이 너무 좋지 않고 정치 지도자들이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아 시민들과의 포럼을 통해 경주의 현실을 알리고 경주발전을 위해 이번 포럼을 개최 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정책포럼은 시민과 함께 방향을 제시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때 그 본연의 가치를 지닌다. 하지만 특정 목적을 의심받는 단체가 절차적 당위성이나 치밀한 예산 검토 없이 민감한 사안을 공론화하는 것은, 지역 발전을 견인하기보다는 또 다른 소모적 갈등을 낳을 뿐이다.경주의 진정한 미래를 열어가는 내일은 특정 세력의 행사나 보여주기식 포럼이 아닌, 시민들의 투명한 합의와 화합 속에서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주최 측은 이번 포럼을 향한 시민사회의 차가운 시선과 엄중한 경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