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며 전통적인 보험설계사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AI 기반 플랫폼이 주류로 떠오르면서 대면 판매는 빠르게 줄고 있으며, 이에 따른 일자리 감소 우려와 소비자 보호 문제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보험 업계는 구조적 변화를 맞고 있다. 특히 AI 기반 보험 플랫폼의 확산은 보험 상품 유통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 과거 수십 년간 보험 상품의 판매와 상담을 도맡아온 인간 보험설계사의 역할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39만 명에 달했던 국내 등록 보험설계사는 2024년 기준 18만 명대로 감소했다. 8년 만에 절반 이상 줄어든 수치다.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비대면 디지털 채널의 확장과 소비자의 정보 접근성 증가가 있다. 과거에는 상품의 조건이나 보장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설계사의 설명이 필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소비자 스스로 비교·분석할 수 있는 플랫폼이 다양하게 등장했다. 예를 들어 AI가 소비자의 건강 상태, 경제력, 가족력 등을 바탕으로 최적의 보험상품을 추천해주는 시스템이 보편화되고 있으며, MZ세대를 중심으로 이러한 방식의 가입률도 증가하는 추세다.업계는 이러한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효율성과 비용 절감 측면에서 AI 기반 판매는 장점이 많기 때문이다. 보험사는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고, 데이터 기반의 정교한 상품 추천으로 소비자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장밋빛은 아니다.첫째, 일자리 문제다. 보험설계사는 대표적인 생계형 직업 중 하나로, 고졸 이상 학력만으로도 진입이 가능하고 경력이 쌓일수록 고소득도 기대할 수 있었다. 특히 중장년층 여성의 경제활동 진입로로 큰 역할을 해왔지만, AI 기반 플랫폼이 주류로 자리잡을 경우 이들의 일자리는 빠르게 사라질 수밖에 없다.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금융권 내 일자리는 줄고 있으며, 그중 보험업 분야의 고용 감소폭이 가장 크다.둘째, 소비자 보호의 사각지대가 우려된다. AI는 데이터 기반으로 움직이며, 표준화된 정보에 의존한다. 하지만 보험 상품은 종종 소비자의 특수한 상황이나 질병 이력, 가족 관계 등 비정형적인 요소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 부분은 여전히 인간 설계사의 상담과 판단이 필요한 영역이다. 또한 노년층 소비자나 디지털 약자는 플랫폼 사용에 익숙하지 않아 부적절한 상품에 가입하거나 사기를 당할 위험도 크다.실제로 최근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내용중에 "AI 추천을 믿고 가입했지만 실제 필요한 보장을 받지 못했다"는 글들이 올라오는 것을 볼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맞춤형’이라 믿었지만, 실제로는 제한된 알고리즘 안에서 선택지가 제공된 것이다. 이로 인해 보험 사각지대에 놓이는 계층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는 판단을 할수 있다.결국 보험업계의 디지털 전환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지만, 인간 설계사가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 보기엔 무리가 있다. 특히 고난도 상품이나 고액 보장 상품, 또는 복잡한 가족관계를 가진 소비자에겐 여전히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하다. 업계 일부에서는 인간 설계사의 역할을 ‘상담 중심’으로 재정의하고, 교육 수준과 전문성을 높여 ‘디지털 보완자’로 육성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보험업계가 기술 발전과 인간 설계사의 공존을 어떻게 설계하느냐는 앞으로의 과제로 남는다. AI는 정보를 제공하지만, 진짜 ‘설계’는 여전히 사람의 몫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