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안보 위한 구조 개편이 시급하다 김 재 홍 총장서라벌대학미국이 최근 ‘셰일가스 혁명’을 통해 전통적으로 가스 시장을 지배하던 러시아와 중동의 영향력에서 탈피해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한편, 에너지 안보를 강화함으로써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의 주도권을 거머쥐고 있다. 과거에 영국도 다른 나라와 비교해 석탄이 풍부한 여건을 활용, 발 빠르게 산업혁명을 주도해 경제 성장을 이룬 바 있다. 이처럼 에너지는 정치, 경제, 문화 등 다방면을 아우르는 핵심 주제로, 전 세계의 세력 판도를 뒤흔들기도 한다. 최근 유럽, 일본 등의 선진국들이 자국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태양열,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와 전기자동차 등 에너지신산업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며 장기적인 에너지원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리의 실정은 어떠한가. 우리나라는 2014년 세계에너지협의회(World Energy Council)가 조사한 ‘에너지 안보’ 순위에서 129개국 중 98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또한, 2014년 기준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입액은 1436억 달러로 같은 해 반도체, 자동차, 선박 등 3대 수출 품목의 수출액과 맞먹는 수준이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 역시 96.4%로 매우 높다. 국가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중장기적인 에너지 정책의 방향성을 정립하는 게 시급한 시점이다. 에너지 포트폴리오 기준을 수립함에 있어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는 온실가스 감축, 신재생 에너지 체제 대비 및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꼽을 수 있다.특히, 온실가스 감축의 경우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은 이미 에너지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해 신재생 에너지로의 구조 개편과 함께 해당 분야에서 신성장동력을 창출하는 데 힘쓰고 있다.미국은 셰일가스 개발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부터 7년 만에 12%를 줄였다. 이와 함께 기존의 에너지 산업에 새로운 사업모델을 접목한 에너지 수요관리 전문 스타트업 에너낙(Enernoc)과 같은 에너지 산업 분야의 스타 기업을 배출하기도 했다.환경 이슈라면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유럽연합(EU) 역시 에너지효율펀드(EEEF)를 조성, 에너지 효율 제고 및 소규모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는 등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된 분야에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기존의 에너지 산업에 제조업, 농업 등 다른 산업 분야를 융합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에너지 신산업을 추진하며 온실가스 감축 및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미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약 1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과 함께 민간과 협력, 관련 투자 사업을 적극 발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그러나 우리가 국제연합(UN)에 제출한, 2030년까지 배출 전망치 대비 37% 수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난해 정부는 국내 온실가스 배출의 약 21% 해당하는 석탄 화력발전소를 감축하기는커녕 오히려 값싸고 안정적 전력 공급원이라는 이유로 오는 2025년까지 20기를 더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물론 지금 당장 화력발전 시설의 가동을 중단하거나 신재생 에너지만 대폭 확대할 수는 없다. 정부는 각 에너지의 장단점을 파악해 현실적으로 최적인 조합을 찾아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국가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아울러, 실질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에너지 정책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얽혀 복잡한 양상을 띠는 주제인 만큼, 정부는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투명한 소통에 한시도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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