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컬럼때는 늦었다. 한수원이여점심 약속이 있어서 12시쯤 상공회의소 근처를 지나다보면 원자력환경공단(구 경주여중 앞 방폐장)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근처 식당으로 점심 먹으러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맛집으로 알려진 식당에 가면 역시 이들 직원들이 단체로 밥 먹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250명 직원이 여기저기 식당에서 밥을 먹는다면 지역경제에 분명히 도움이 된다. 뿐만 아니라 저녁도 먹을 수 있고 술도 마시고 할 것이다. 직원 가족까지 합치면 적잖은 인구다. 이들이 경주의 소비주체로서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무시하지 못한다.그렇다면 한수원이 시내권에 들어섰다면 어떨까? 한수원 직원은 1천명에 이른다. 도심이나 근처 외곽지의 식당은 지금보다 손님이 많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어디 식당뿐이겠는가? 다른 업종 또한 고소득 소비주체 1천명은 절대 간과할 수 없는 인원이다. 그런데도 우리 경주시는 이런 고급 손님을 스스로 버렸다. 그것도 2년이나 늦추면서 말이다. 돌아보면 얼마나 어리석은 판단을 했던가? 아쉽고 안타까운 일이다. 그래서 절간처럼 골짜기에 있다고 해서 한수사(韓水士)라고 하기도 하지 않는가.계량화된 수치나 설문조사 결과는 없지만 현재 한수원이 들어서 있는 양북면이나 감포읍, 양남면에도 한수원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별로 없다는 지적이 많다. 양북에 한수원이 위치하면 동경주 지역이 획기적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는 실망으로 이어졌다는 게 중론이다. 한수원 직원들에게는 자기들을 현재의 위치로 정한 결정에 대해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일종의 섭섭함 등을 갖고 있다. 즉, 시내권 위치를 반대한 동경주 지역 주민들에 대해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고 한다. 한수원은 대형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한다. 차를 타고 점심 먹으로 가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루이틀도 아니고. 만일 이들 인원이 시내에서 식사를 해결한다면 지역경제에 많은 보탬이 되었을 텐데 경주는 이런 호재를 스스로 걷어 차버린 것이다. 최양식 시장이 2년을 허비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지만 한수원을 서천 변으로 이전하겠다는 발상은 훌륭했다는 여론이 많다. 추동력이 약해서 결국 성사시키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지금 와서 후회해 봐야 아무 소용 없지만 양북지역 주민들도 직접적으로 이익이 될 수 있는 다른 방안을 수용하는 게 옳았다는 여론이 많다. 산골짜기에 덜렁 건물을 지어 놓고 1천명의 직원이 근무하지만 양북이나 감포지역 구매력에는 별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다. 차라리 공장이나 물류단지 등이 들어섰으면 지역 주민들이 취직이나 할 수 있었을 텐데 지금은 겨우 용역직원 몇 명이 취직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그렇다면 돌이킬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동경주 지역 주민들의 동의를 얻는 수용성이 먼저 이루어져야 되겠지만 가능성 없는 일도 아닐 것이다. 한수원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동경주 지역 주민들을 일단 설득하여 주민투표 등의 방법으로 동의를 구해야 한다. 물론 설득력 있는 대안을 제시하여야 한다. 현재의 한수원 건물은 연관되는 기업에 팔면 된다. 그 돈으로 한수원은 새 건물을 지으면 된다. 경주시가 부지를 제공할 수도 있다. 불가능한 일일까? 한수원 직원에게 들은 말이다. 일단 경치는 좋고 조용하여 지낼만하다는 반응이었다. 이 말이 어찌 근무환경이 좋다는 뜻이겠는가. 스스로를 위로하고자 하는 말로 들렸다. 교통과 상권 등 편의성이 매우 떨어지는 데 대한 위안의 말이다. 한수원의 시내권 이전을 추진할 방안과 리드십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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