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청와대 불상, 경주로 반환될 가능성 많아졌다경주시와 의회 강건너 불보듯 해서는 안된다8월 23일 경주시청 기자실에서 경주 시민 몇몇이 현재 청와대에 있는 불상을 경주로 돌려달라는 기자회견을 했다. 1913년 일제 당시 경주에 있었는데 데라우찌 총독이 탐을 내어 서울로 가져갔다가 총독관저가 준공되면서 지금가지 그대로 청와대 경내에 머물고 있다. 청와대에만 있은 지 90년째다. 얼굴이 잘 생겼다하여 미남불상이라고도 부른다. 불국사 성타스님과 임배근 동국대 교수, 박임관 경주학연구원장, 진병길 신라문화원장 등이 이날 모임을 이끌었다. 실은 오래 전부터 이 문제에 대한 논의와 요구가 간헐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8월 7일에는 문화재 제자리찾기운동본부(대표:김영준)에서도 청와대에 불상의 경주 이전을 촉구하는 서한을 청와대에 보내는 등 다양한 활동이 전개되어 왔다. 혜문스님도 이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정작 경주에서는 이 운동이 미약했다. 설마 청와대 불상을 경주로 다시 보내주겠느냐는 의구심이 많았다. 기독교 신자인 김영삼 대통령 시절에도 불가능했는데 되겠느냐는 의식이 많았다. 패배의식이었다. 그런데 최근 문화재 제자리찾기운동본부(서울 소재)에 기대 밖의 편지가 배달되었다. 청와대에서 여러 가지 사항을 검토한 후 결정하겠다는 회신이 온 것이다. 답변이 공개됐다. ‘경내에 위치한 불상의 이전문제에 대해서는 종교계 및 관련전문가 등의 다양한 의견수렴 등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한 사항으로 앞으로, 시간을 두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결정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청와대비서실 이름으로 김영준 대표 앞으로 보낸 답신이다. 종교계에서 특별히 반대할 이유도 없고 학계에서도 반대할 명분이 없다. 아마 내년 아니면 후내년쯤 초파일이나 시민의 날을 전후로 경주로 반환될 가능성이 많다. 그러면 경주시와 불국사 등의 종교계, 시민단체 등은 또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할 것이다. 각계에서는 서로 생색내기에 바쁠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누가 불상반환에 공이 많으냐를 따지려 하지 않는다. 경주 시민의 염원이라고 보면 된다. 비정상의 정상화다. 제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다만 한 가지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주의 일이자 시민의 일이고 또 신라의 일이 분명할진대 왜 경주시와 시의회는 무관심으로 일관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주시와 시의회는 한 사람도 참석하지 않았다. 마치 재야단체, 즉 비제도권 행사에서 하는 이벤트 정도로 보고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했다. 어쩌면 냉소를 보냈을지도 모른다. 이런 자리에는 시장과 의장이 마땅히 참석하여 힘을 실어 주는 게 맞고 또 도리다. 시민단체에서 하는 일이라고 그냥 불구경 하듯이 할 일이 아니다. 아직도 경주시와 시의회가 시민단체를 보는 시각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남의 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자기들은 제도권이라고 으스대고 있는 것이다. 제도권과 비제도권의 차이가 뭔가? 시민 세금으로 쓰는 단체는 제도권이고 세금을 내는 사람들의 단체가 비제도권이다. 사회단체도 문제다. 이런 일은 경주시와 시의회를 정중히 초대해야지 협의를 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진행해서도 안 된다. 아마 내년 혹은 후내년 초파일이나 6월 8일 시민의 날을 기하여 청와대 불상이 경주로 반환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할 것이다. 축사는 시장과 의장이 하면서 온갖 생색을 다 낼 것이고 이 활동에 공이 많은 몇몇 시민들은 공로패나 감사패를 받을 것이다. 보살들은 감사의 눈물을 흘릴 것이다. 안 봐도 비디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