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차고 넘치는 문화행사, 절제가 필요하다10월 문화의 달을 맞아 우리 경주시에도 각종 문화행사가 줄을 잇고 있다. 시민들에게 문화를 향유하면서 정서를 함양하고 아울러 영혼을 살찌우는 데에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사람이 일만 하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고 하여 휴식 겸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것이야 당연히 긍정적이지만 솔직히 너무 많다. 차고 넘친다. 관심 있는 시민들은 어디를 가야할지 헷갈리고 시장과 시·도의원들은 행사장마다 얼굴을 내미느라 너무 바쁘다. 예산은 거의가 경주시에서 제공한다. 힘 있는 단체나 언론사 등에서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 시청과 시의회에 로비를 하여 생긴 결과다. 한번 예산을 지원하게 되면 다음 해에도 자동으로 연결되는 예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시의 지원을 받는 행사는 늘어만 가지 줄지는 않는다. 경주시의 경우도 1년에 수백억이다. 타당성을 따지기보다 힘 있는 단체의 로비 때문이다. 시민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하물며 경주시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단체가 무능함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행사 현장에 가보면 그야말로 예산낭비의 증거가 곳곳에 드러난다. 명분도 기대효과도 없는 행사가 많다. 관객은 물론 없다. 관련단체의 수익사업이다. 문무대왕을 기리는 행사는 세 곳에서 주관하여 실시한다. 취지는 비슷한데도 세 곳에서 행사를 개최할 이유가 있는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선덕여왕 행사도 다를 바 없다. 1천 3백년 전에 돌아가신 문무대왕이 기절초풍할 일이다. 1천 3백년 동안 제사를 모시지 않더니 어느 해부터 서로 제사를 모신다고 야단이니 문무대왕조차 헷갈릴 것이다. 더구나 경주김씨 문중에서 옛부터 꾸준히 제사를 지내오고 있는 터다. 중복되는 행사는 과감히 청산해야 한다. 왜 이렇까? 답은 뻔하다. 힘 있는 단체들이 집행부와 시의회에 로비를 하기 때문이다. 도저히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장이 한번 단임으로 끝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다음 시장 당선을 위해서 힘 있는 단체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불요불급한 행사와 선심성 행사, 단순히 단체의 이익을 위한 행사기 근절되기 위해서는 시장이 소신껏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그래서 다음 선거를 의식하지 않고 공정하게 심사하고 결정할 수 있기 위해서는 연임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이야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내년부터는 제로섬에서 각종 문화행사에 대한 심사를 새로 해야 한다. 중복되거나 명분이 약한 행사, 단체의 요구에 의해 억지로 만들어진 행사는 과감히 잘라내야 한다. 시민들이 원하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