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네거티브와 유언비어장 작크 루소는 인간이 불행해진 원인으로 두 가지를 들었다. 권력의 세습과 재산의 출현이다. 권력이 얼마나 좋으면 세상의 현자(賢者)를 찾아 물려주지 않고 자식에게 물려주려 했을까. 동서고금 예외가 없었다. 자식이 나라를 이끌 수 있는 훌륭한 인물이면 상관없지만 아버지만한 인물이 자식에게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실제로 낮다. 자식의 인물 됨됨이가 부족한 줄 알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권력을 물려주지 않았다. 이유가 무엇일까? 자식은 본인이나 다름없는 유전자(DNA)이기 때문이다. 중국 국영방송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삼국지>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유비가 죽는 장면이 나온다. 유비는 자식 <유선>이 제갈량에게 큰 절을 하게 하면서 아버지라고 생각하라고 말한 다음 제갈량에게 ‘만일 아들이 재목이 못되면 제갈량이 직접 나라를 맡으시오’라고 유언한다. 과연 유비다운 말이었다. 아둔한 자식에게 왕의 자리를 물려준 것은 어쩔 수 없는 아버지 유비의 한계였지만 만일 아들이 나라를 제대로 이끌지 못하면 현자가 직접 맡아달라고 유언한 이 조차도 유래를 찾기 힘들다. 과연 덕을 갖춘 유비였다고 할 수 있지만 완전하지는 못했다. 결국 자식에게 권력을 넘겨주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재수좋게도 지금은 그렇게 좋다는 권력을 시민이 직접 뽑는 시대가 되었다. 로마 공화정 때 잠깐 시민(이마저도 남자만)들이 대표를 선출한 뒤로 수천년만의 일이다. 세계적으로 보아도 2백년도 안된다. 우리나라도 1백년도 채 안된다. 조선만해도 5백년 동안 전주 이씨가 권력을 세습했다. 결국 나라를 통째로 일본에 넘겨주는 비극을 초래했다. 대통령과 시장을 주민들이 직접 선출하는 요즘 우리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만 따져보면 불과 얼마 전부터 가능한 일이었다. 이렇게 되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뒤따랐다. 우리는 그들을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했다고 기억한다. 물론 안타깝지만 외세의 힘입은 바도 크다. 이렇게 고맙고도 가상한 투표를 우리는 잘 행사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행사해야 한다. 불과 1백년 전만해도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선거철이 되니 온갖 말과 행태가 난무하고 있다. 지지자 뿐만 아니라 언론과 단체들까지 저마다 춤을 춘다. 모두 호가호위하려는 측근들과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는 무리들이다. 일명 선거꾼이고 브로커다. 말도 안되는 의혹을 제기하고 누가봐도 말도 안되는 고소를 하기도 하고 또 이를 SNS에 퍼나르고 야단이다. 그런데 정작 유권자들은 조용하고 평온하다. 성숙한 시민의식 때문인지 관심이 없어서인지 모를 지경이다. 아마 후보자나 측근들 생각에 유권자들은 정책에는 아예 관심이 없으니 감성선거 중에서도 가장 민감하고 전파력이 빠른 네거티브 승부를 보려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온갖 말들이 무성하다. 거의 대부분 신빙성이 없고 친소관계와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것 같다. 정신 차려야 한다. 이래갖고서야 제대로 된 후보를 선택할 수 있을지 심히 우려스럽다. 앞서 말했듯이 수천년의 역사에서 자연인이 대표자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는 극히 최근의 일이다. 이러한 행운의 기회를 유언비어나 네거티브에 현혹되어 소중한 권리를 낭비한다면 너무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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