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민선 8기 3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지난 9일 시청 알천홀에서 열린 언론인 간담회에서 주낙영 시장은 취임 이후 7년간 축적된 시정 성과를 바탕으로 “이제는 세계를 향해 나아갈 때”라며 APEC 정상회의 성공 개최와 글로벌 도시 도약을 위한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이번 간담회는 민선 8기의 반환점을 지나 후반기를 맞이하는 중요한 시점에 열렸다. 주 시장은 그간의 시정 운영 방향과 구체적 성과, 향후 경주가 나아갈 길을 상세히 설명하며 경주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했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올해 10월 개최되는 2025 APEC 정상회의다. 경주는 21개 회원국의 정상들이 모이는 세계적 회의의 개최 도시로 확정되며, 단순한 지역 행사 이상의 역사적 전환점을 맞이했다. 주 시장은 “APEC 유치는 경주시민 모두의 노력으로 일궈낸 결실”이라고 말하며, 이 기회를 ‘글로벌 경주’로 나아가는 발판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그간 경주는 조용하지만 꾸준한 변화와 성장을 이뤄왔다. 시 예산 2조원 시대 진입은 그 상징적인 결과다. 불과 5~6년 전만 해도 1조 3천억원 수준이던 예산이 눈에 띄게 확대된 데는 산업유치와 국책사업 확보, 중앙정부와의 협력 강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주 시장은 경주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SMR(소형모듈원전) 국가산업단지 조성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설립 △미래차·e-모빌리티 연구단지 구축 등을 강조하며 첨단산업도시로의 비전을 구체화했다. 이는 단순한 산업 유치가 아니라, 경주를 미래 에너지와 스마트 모빌리티 중심지로 도약시키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관광도시로서의 경주도 건재하다. 연간 4,700만명에 달하는 관광객 유치, 황리단길의 전국적 인지도 상승, 엑스포공원과 동궁원 등 관광 인프라 확충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관광 수요를 빠르게 회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순히 ‘역사의 도시’를 넘어, 콘텐츠와 체험이 공존하는 복합 관광도시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균형발전 분야에서도 성과는 두드러졌다. 도시재생 뉴딜사업, 농어촌 정주 여건 개선, 귀농·귀촌 정책 등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 문제에 대응하며 경주 전역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특히 귀농·귀촌 국가서비스대상 3년 연속 수상은 지방 소멸 위기 속에서도 경주가 안정적으로 전입 인구를 늘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시정 운영의 내실도 강화됐다. 공약이행평가 5년 연속 최우수, 청렴도 3년 연속 상위권, 행정안전부 다산목민대상 본상 수상 등은 경주시가 외부 기관 평가에서도 모범 지자체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이날 간담회에서 주 시장은 “APEC 회의 성공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APEC 레거시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이후에도 글로벌 회의 유치와 국제 교류 확대 등 경주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겠다”고 말했다. APEC 유치를 단발성 행사로 끝내지 않고, 경주 발전의 지속 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선 7기부터 이어진 시정 운영의 일관성과 행정 안정성은 후반기를 이끄는 강력한 추진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7년간 축적된 행정 자산과 시민들의 경험, 그리고 올해 열릴 APEC이라는 국가급 이벤트가 그 기폭제다.
이제 경주의 시계는 ‘글로벌’을 향하고 있다. 더 이상 지역에 머물지 않고, 세계와 경쟁하며 나아갈 준비가 필요하다. 그 길에는 언론, 시민, 행정이 함께 호흡을 맞춰야 한다. 주 시장이 말한 “경주의 더 큰 도약과 변화”는 어느 한 사람의 힘이 아니라, 모두의 공감과 참여 속에서만 실현될 수 있다.